삼성전자, 올해도 호실적 이어간다…"반도체 수요 여전히 견조"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1-31 17:19 수정일 2018-02-01 06:42 발행일 2018-02-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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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1일 주식 액면분할 결정으로 개별 종목 하루 거래대금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 <br> 삼성전자 주식은 장중 한때 8.71% 오른 270만7천 원까지 올랐다가 249만5천 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종로구 한 금융공학연구소 모습.(연합)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첫 ‘영업이익 50조원’ 고지를 밟았다. 여기에는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등에 업은 반도체 사업의 기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31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을 보면 2017년도 전체 연간 영업이익(53조6500억원) 중 65% 가량(35조2000억원)을 반도체가 벌어들였다. 디스플레이까지 합친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의 실적은 40조3300억원에 육박한다. 부품 사업으로만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4분의 3 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제 시장의 눈은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50조원을 넘어 ‘60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린다. 관건은 메모리반도체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만큼, 업계 호황이 지속되면 그만큼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일단 회사 측은 올해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수급의 견조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이 각각 20%와 40%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일부서 ‘반도체 고점론’이 제기된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빗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여전히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거라는 의견이다.
 
D램의 경우 올해에도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대 및 신규 CPU(중앙처리장치) 플랫폼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역시 풀스크린 디스플레이·듀얼카메라 확산과 모바일 게임, 인공지능(AI)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탑재량 중심의 견조한 성장을 점쳤다. 반면, 공급적인 측면에서는 10나노대 공정 난이도가 증가하는 만큼 성장이 제한돼 전반적으로 빡빡한 수급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낸드플래시는 상반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견조한 수급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저가 모바일 및 일부 응용처의 성장세가 확대되면서 연간 수급은 견조한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서 제기되고 있는 64단 3D 낸드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해선 “테스크 과정 등에 시간이 필요해 단기간 내 급증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전망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상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가상화폐 채굴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관련 파운드리 주문이 늘고 있다”며 ”올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 중이다.
 
세트 사업부인 IM(IT·모바일)부문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펼친다. 우선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서 엔트리(저가)에서 미드(중가)로 업셀링을 통해 ASP(평균판매가격)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프리미엄 리더십 강화를 위해 ‘갤럭시S9’ 시리즈를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8’에서 공개한다. 작년에 비해 한 달 가량 시기를 앞당겨 출시하며, 플래그십 모델 공백기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TV사업은 QLED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 전개를 통해 판매량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한 50대 1 액면분할 시행 결의와 관련해서는 “오는 3월 2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관련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며 “이후 새로 액면분할 된 주식과 거래 중인 주식을 교환하는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예상으로는 5월 중순 경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