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 활짝…반도체의 힘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1-31 09:32 수정일 2018-01-31 09:34 발행일 2018-01-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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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이사 된 이재용, 삼성전자 이사회 첫 참석<YONHAP NO-2182>
삼성 서초사옥(연합)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15조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이는 역대 삼성전자가 받아들었던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15조15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2200억원) 대비 64.31%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4분기 매출액은 65조9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도 사상 첫 ‘영업이익 50조원’ 고지를 밟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53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01조8700억원) 대비 18.68%, 영업이익은 전년(29조2400억원) 대비 83.48%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는 이를 넘어 연간 영업이익이 60조원 대로 향할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엇갈린 전망에도, D램 쪽 수요가 탄탄해 호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란 관측이다.

◇4분기 실적, 일등공신은 ‘반도체’

4분기 실적을 견인한 ‘키 플레이어’는 반도체 사업이다. 4분기 반도체 사업은 매출 21조1100억원, 영업이익 1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낸드 시장은 모바일 제품의 고용량화와 서버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성장세에 따라 전반적인 수요 강세가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평택 반도체 라인에서 64단 3D V낸드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D램 시장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와 신규 데이터센터 확대, 플래그십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에 따라 수요가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1X나노 제품 공급 확대를 바탕으로 고용량 서버 DRAM, LPDDR4x 등 차별화 제품으로 시장에 적극 대응해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을 지속했다.

시스템LSI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모바일 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 수요가 감소해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감소했다. 파운드리 사업도 비수기로 인한 주요 거래선용 제품의 판매 둔화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의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이 확대되며 1조4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다만, LCD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와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인해 이익이 감소했다.

IM(IT·모바일) 부문은 매출 25조4700억원, 영업이익 2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무선 사업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노트8 등 플래그십 제품 판매는 증가했다. 다만, 성수기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CE(소비자가전) 부문은 매출 12조7200억원, 영업이익 5100억원을 거둬들였다. TV 사업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초대형·Q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개선됐으나, 중저가 라인업 축소 등 라인업 재편과 시장 수요 감소 영향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은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북미와 구주 등 선진시장 수요 증가 속에 플렉스워시 세탁기, 듀얼오븐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성장했다.

◇부품 사업 중심 성장세 ‘쭈욱’

삼성전자는 2018년에도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실적 성장을 적극 추진한다.

올해 메모리 시장은 서버용 수요 강세와 모바일 고사양화에 따라 견조한 수급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64단 3D V낸드와 10나노급 D램 제품으로의 전환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1분기에는 메모리 시장이 비수기로 분류되나,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제품 차별화에 주력하고 원가경쟁력 강화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D램은 11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함에 따라 출하량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OLED 부문은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의 기술 차별화를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신규 응용처 분야의 역량도 강화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LCD 부문은 경쟁 업체들의 생산량 확대와 경쟁 심화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제품 차별화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대형&#8729;고해상도 TV 패널 시장에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IM부문은 카메라 등 핵심 기능과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빅스비’ 서비스를 강화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매출 중대에 나선다. 중저가의 경우 라인업 운영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수익성 유지에 주력해 실적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1분기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 A8 판매와 함께 2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 S9의 글로벌 확산 등 플래그십 제품 판매 확대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E 부문은 TV의 경우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75형 이상 초대형과 QLED, 8K TV 등의 신규 라인업을 강화한다. 이 과정에서 빅스비와 스마트싱스를 적용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생활가전 사업은 빌트인 가전, 시스템 에어컨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온라인 판매를 포함한 유통 다변화를 통해 실적 성장을 추진해,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시설 투자가 43조4000억원 규모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사업에 27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사업에 13조5000억원이 투자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