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 고삐 죄는 은행들…치열 경쟁 예고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1-30 17:05 수정일 2018-01-30 17:15 발행일 2018-01-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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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AI 금융서비스에 적극 적용…디지털 금융 레벨 업
"데이터 수집·활용 능력 중요"… '빅데이터' 활용 능력이 역량 가늠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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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4차 산업혁명을 금융서비스에 본격적으로 접목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사진은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사진 왼쪽부터)은행 사옥. (연합)

시중은행들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본격적으로 금융서비스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디지털금융 역량이 향후 은행의 경쟁구도를 판가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디지털금융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이 딥러닝기반 AI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 쌤’을 출시했다. 신한(엠폴리오), 우리(우리로보알파), KEB하나(하이로보) 등에 이어 KB국민은행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이들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AI가 고객의 자산현황, 투자성향 등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종전 은행 직원과의 1:1 상담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던 것과 달리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해소되기 때문에 꾸준히 고객들이 찾는 서비스로 발돋움할 것이란 게 은행측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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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고객의 편의를 강화하기 위해 앞다퉈 인공지능 기술을 금융거래에 접목시키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은행 케이봇 쌤, 하나은행 하이로보.(사진제공=각사)

AI는 로보어드바이저 외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은행에 적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챗봇이다. 이 기술은 고객과 대화로 소통해 계좌이체 등 간단한 금융업무 등을 즉각 처리해준다. 이처럼 은행들이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 중 AI를 우선 적용하고 있는 것은 은행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 서비스 제공 채널이 비대면 및 디지털화하면서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우선시 한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비대면 및 디지털이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면서 고객들도 은행업무를 영업점이 아닌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한다”며 “영업점 직원의 경우 공간·시간의 제약이 있지만 AI는 이에 제약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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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고객의 편의를 강화하기 위해 앞다퉈 인공지능 기술을 금융거래에 접목시키고 있다. 왼쪽부터 우리은행 우리보로알파, 신한은행 엠폴리오.(사진제공=각사)

이어 “이같은 금융서비스가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만큼 수익률이 낮거나 원하는 대답을 받기가 쉽지는 않을 수 있으나, 이러한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발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공 서비스의 질이 지속해서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에는 빅데이터 활용 능력이 디지털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AI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누적해야 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은행 IT 관계자는 “AI, 고객 맞춤형 상품 제공 등 혁신적인 기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고 이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며 “즉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이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가’에 따라 역량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