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서울 강남'에 공 들이는 이유?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1-28 17:21 수정일 2018-01-28 17:22 발행일 2018-01-29 1면
인쇄아이콘
대표 강남 부촌, 오고가는 돈 많아 기대 수익 높아
고액자산가 많아 wm역량 강화에도 최적지로 꼽혀
[사진자료①]컬처 뱅크_외부
지난달 말 서울시 서초구에 문을 연 KEB하나은행 방배서래지점 전경. 이 지점은 단순 은행업무 뿐만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컬처 뱅크’ 형식이다.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시중은행들이 서울 강남에 위치한 점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부촌인 만큼 예·적금 및 대출 등 오고가는 거래량이 타 지역에 비해 크고 은행들이 주요 먹거리로 내세운 자산관리(W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에는 강남이 ‘최적격지’라는 이유에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KEB하나은행은 서울시 서초구 방배서래지점을 개점했다. 방배서래지점은 단순 은행 업무 외에도 다양한 ‘비금융 콘텐츠’가 담긴 ‘컬처 뱅크’ 형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 KB증권과 함께 ‘KB GOLD & WISE’ 역삼동종금센터의 문을 열었다. 은행 및 증권 상품 외에도 부동산투자자문, 세무컨설팅, 해외주식세미나 등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복합점포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강남에 힘을 쏟는 이유는 강남 영업점들이 타 영업점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이 대표적인 부촌이다 보니 오고가는 돈이 많아 타 지역보다 많은 수수료 등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일례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강남구 점포 예금 잔액은 55조7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강북구의 경우 3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강남구가 강북구에 비해 약 15배 많은 액수의 돈이 거래된다는 의미다.

시중은행들은 올해 강남에 예년보다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여진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주요 먹거리로 삼은 WM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는 고액 자산가 확보가 중요한데, 강남은 고액 자산가가 다수 거주하고 있어 이를 위한 최고의 ‘요충지’라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WM의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WM은 고액 자산가들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고 강남은 이를 위한 최적지”라며 “WM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올해는 강남을 중심으로 은행뿐만 아니라 전 금융사 간 치열한 다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