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4분기 실적 시즌…반도체-디스플레이 ‘희비’ 갈렸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1-21 13:48 수정일 2018-01-21 18:40 발행일 2018-01-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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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가 이번 주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다. 오는 23일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삼성SDI를 시작으로, 25일 SK하이닉스와 LG전자, 31일에는 삼성전자, 삼성전기가 각각 실적 발표를 실시한다.

지난해 4분기에도 국내 주요 전자 및 부품업체들은 무난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분야는 이번에도 반도체다.

반도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실시한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작년 4분기 15조1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예고했다. 이는 역대 삼성전자가 받아들었던 성적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중 반도체 부문에서만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상승한 덕택이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4분기 전세계 D램 매출이 210억6100만 달러(약 22조8400억원)로 전분기(199억8600만 달러)보다 약 5.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강력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4분기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4조원’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 전망하는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약 8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9조9000억 원, 영업이익 13조5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로 이 역시 역대 최고다.

LG전자도 가전과 TV사업의 선전에 힘입어 작년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8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36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TV(HE) 사업부는 유럽 ‘박싱데이’, 북미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를 맞아 제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 삼성전기, 삼성SDI, LG이노텍 등도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소형전지 분야서 수율 개선과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4분기 1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기 역시 듀얼카메라의 성장과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 증가 영향으로 11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X에 듀얼카메라와 3D센싱모듈을 공급하며 16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액정디스플레이(LCD)사업이 패널 가격 하락 여파로 침체기에 돌입한 영향이 크다. 원 ·달러 환율 하락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23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