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은행에는 양날의 칼?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1-18 17:29 수정일 2018-01-18 17:30 발행일 2018-01-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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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KEB하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서 영업 개시
연간 1800만명 이용 규모…브래드 홍보 효과 '톡톡'
수백억 사업비에도 적자 행진…소비자 비용 증가 전이 가능성
신한우리
18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을 앞두고 신한은행(사진 위쪽)과 우리은행 관계자들이 각각의 영업점 개점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각 사)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공식 개항함에 따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은행·환전소 사업자로 선정된 은행들도 일제히 영업을 시작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연간 18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인 만큼 은행들 역시 이를 통해 브랜드 홍보 및 국·내외 고객 유치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공항 영업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큰 규모의 자금을 쓴 반면 이를 회수할 만큼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홍보 효과는 있지만 수익은 나지 않는, 소위 ‘양날의 칼’인 셈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식 개항에 맞춰 사업권을 획득한 신한은행(제1사업권), 우리은행(제2사업권), KEB하나은행(제3사업권) 등은 영업점, 환전소 등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한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들 은행은 톡톡한 브랜드 홍보 효과와 함께 고객 유인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에서 하루 평균 250편의 항공기가 운항되고 이용객은 5만3000여명일 것으로 추정했다. 즉 매달 150만명 가량에게 은행을 알리고 이들 중 일부를 고객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제2여객터미널 영업점 및 환전소는 ‘계륵’이 될 가능성을 높게 치고 있다.

공항 영업점 및 환전소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많은 자금을 들였지만 공항 영업점은 임대료가 높고 업무도 환전에 치중돼 있어서 이를 회수하기 힘들 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은 제2여객터미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각각 208억원, 118억원, 101억원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2여객터미널보다 이용객수가 많은 제1여객터미널에서 이들 은행이 수십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점에 비춰보면 제2여객터미널 영업점의 적자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공항 지점 영업점은 높은 임대료와 업무가 환전에 치중돼 있어 수익을 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수익성보다는 홍보 효과와 같은 상징성이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은행들의 공항 영업점 적자가 금융 소비자의 비용 증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공항 이용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환전 수수료가 일반적인 영업점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비싼 점은 이를 방증한다는 평가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