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대 실적 거둔 금융지주…올해는?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1-10 16:56 수정일 2018-01-10 16:58 발행일 2018-01-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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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은행 등 작년 순익 10조 전망
순익 고공행진 이어가도…대출규제 등에 증가폭 감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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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국내 금융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상승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대출취급액이 증가함에 따라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의 경우도 금융사들이 큰 순익은 올리겠지만,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상승기에 돌입했다는 것은 금융사의 순익을 이끌 요인으로 꼽히지만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 신 회계기준 도입 등 순익 감소 요인도 동시에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EB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등의 2017년 순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0조4635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2016년(7조6923억원)에 비해 36%가량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B금융은 지난 한 해 3조4145억원의 순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에 견줘 55.9%늘어난 것이다. 신한금융은 2016년에 비해 18.9% 늘어난 3조3580억원, 하나금융은 43.4% 증가한 2조65억원, 우리은행은 31.9% 많아진 1조6845억원의 순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주요 금융사들의 지난 한 해 순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지난 한 해 금리상승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했고, 저금리 기조의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가 몰림에 따라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가계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3.59%로 지난 2016년 말(3.29%)에 비해 0.3%포인트 올랐다.

또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은 762조7000억원으로 지난 2016년 말(708조원)보다 54조7000억원 가량 늘었다. 즉 금리도 오르고 대출취급액도 증가하는 일종의 ‘호재’가 겹친 셈이다.

올해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 차례 가량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금리상승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금융사들의 순익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 연말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판관비를 대폭 절감할 것이란 예상도 내년 금융사들의 순익 증가를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당국이 신(新)DTI(총부채상환비율) 및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을 도입하는 등 대출 옥죄기를 이어가고, 미래 손실을 충당금에 반영하는 IFRS9 등 신규 회계기준 도입 등의 영향에 따라 성장 규모는 다소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금융지주 IR팀 한 관계자는 “금융사에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올해에도 작지 않은 규모의 순익은 올리겠으나 정부의 정책, 신 회계기준 도입 등에 따라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