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부는 '워라밸' 열풍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1-09 16:58 수정일 2018-01-09 16:59 발행일 2018-01-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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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일찌감치 유연근무제 등 도입…워라밸 '선도'
하나금융지주, '워라밸' 기업문화 정착 위해 지속 개선
"보수적 근무 환경으로 한계…생산성·만족도 제고 효과"
전 계열사 유연근무제_전격_시행_1 (1)
금융권 전반에 ‘워라밸’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워라밸’ 기업문화를 일찌감치 정착시킨 신한금융지주의 스마트워킹 센터 모습. 사진=신한금융 지주 제공

주요 금융사들이 이른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심으로 기업문화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음에 따라 금융사들 역시 이에 발 맞추고 있는 셈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EB하나금융지주 등은 유연근무제, 탄력근무제, PC OFF제도 등을 도입해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탈피하고 직원들의 ‘행복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이라고 평가받는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7월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 자율출퇴근제를 포함한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했다. 이후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1일 부로 계열사 특성에 맞춘 ‘맞춤형’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이와 관련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스마트근무제를 통해 직원의 행복 뿐만 아니라 디지털시대에 맞는 유연한 사고가 가능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효율적인 근로 문화를 정착시켜 직원들이 행복한 조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KB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PC 오프(OFF)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불필요한 야근을 방지하고 정시퇴근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야근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한해동안 ‘워라밸’을 위한 기업문화를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요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업무집중층’, 하나금융투자는 5시 이후 업무 지시 안하기, 하나카드는 PC OFF제도를 의무화하는 등 이를 전 관계사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임직원들의 일하는 방식과 근무 환경 개선이야말로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궁극적으로 하나금융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워라밸 기업문화 정착과 확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금융사들이 근무 환경 개선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삶의 질’이 사회 중요 화두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역시 보수적인 근무 환경을 유지해서는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시중은행 인사팀 한 관계자는 “금융사의 경우 ‘돈’을 취급하기에 보수적인 문화가 오랫동안 지속됐지만, 해외 사례 등을 살펴봤을 때는 보수적이고 딱딱한 기업문화로는 조직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근무여건을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