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앞다퉈 자산관리 외치는 이유?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1-04 17:07 수정일 2018-01-04 17:07 발행일 2018-01-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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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위해 체제정비
자산관리 수요 증가에 예대마진 기대 힘들어진 탓
은행사옥들
사진 왼쪽부터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농협은행 사옥. 사진=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 한해 주요 먹거리로 자산관리(WM)시장을 택했다.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그간 주요 먹거리였던 대출 등에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자산관리를 주 먹거리로 삼았지만, 은행 단독으로는 경쟁력 확대에 한계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은행들은 계열 보험사, 증권사 등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고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KEB하나, NH농협 등 주요 은행들은 자산관리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체제를 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은 법인전담 WM서비스 제공을 위한 PIB파트너를 시작했다. KEB하나은행은 자산관리 서비스 지원을 위한 은퇴 설계센터를 신설하고 투자상품서비스부 투자상품부와 투자컨설팅부로 분리 운영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NH농협은행은 WM연금부와 WM사업단을 신설했다.

이 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최근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것은 없으나,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는 꾸준히 이어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들이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것은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베이비 붐 세대가 한꺼번에 은퇴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퇴직금 등을 어떻게 운용할 지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은퇴자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 역시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자산관리 관련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의 연이은 대출 규제 등으로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성이 악화가 전망되는 점도 은행들이 자산관리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 꼽힌다. 또 다른 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예대마진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여론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할 필요가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는 자산관리 분야가 가장 유망한 시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 단독으로는 자산관리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만큼 은행들이 지주 내 계열사 등과 협업이 더욱 가속화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산관리에 있어서는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한데, 은행 단독으로는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