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용(中庸)과 과유불급(過猶不及),잊고 있는 이주탄작(以珠彈雀)

김대운 기자
입력일 2018-01-04 10:16 수정일 2018-01-04 10:16 발행일 2018-01-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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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治者)에 대한 자세와 홍보의 중요성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거나 과부족(過不足)이 없이 떳떳해 알맞은 상태(狀態)나 정도(程度)를 흔히 우리는 중용(中庸)이라 한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폐(積弊)청산이라는 명분의 새로운 정부의 일련의 작업들도 알고 보면 공자가 가르친 ‘정치란 백성들의 뜻을 받들어 공통분모로 만든 뒤 이를 지도의 이념으로 삼아야 한다’ 즉 민의를 바탕으로 한 총의(總意)를 모아 집행해 나가라는 교과서적 가르침을 실은 중용의 길(中庸之道)을 외면한 탓이다.

백성의 뜻을 외면한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도 치자(治者)들이 중용의 길을 걷지 않을 경우 백성들이 느끼는 정치에 대한 혐오적인 체감기온을 표현 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당대의 치자(治者)들로 인해 국민들이 편 할 날이 없었다.

치자(治者)들이 백성들을 위하는 외양은 띠었지만 사실은 백성들을 한낱 그들만의 리그를 바라보는 관객처럼 여겼던 죄의 값을 치르면서 이를 바라보는 백성들을 피곤케하고 있는 것이다.

백성을 편하게 하는 고민을 해야 정치가들을 위해 오히려 백성들이 정치를 걱정해야 시대로 들어선 것이다.

모든 권력은 주권자인 국민으로 나온다는 기본 원칙을 파괴했던 죄값을 치르게 하려고 이보전진(二步前進)을 위한 일보후퇴(一步後退)가 아니라 과거 청산을 위해 미래 발전을 위해 한발도 못나가는 형극(荊棘)이 오늘날 슬픈 우리 자화상(自畵像)으로 여겨진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라는 미성숙된 모습으로 국격을 낮추는 호들갑이 아니라 묵직하면서도 조용히 처리하는 황소걸음(牛步)으로 원인을 파악해 근본적 재발 방지책 마련을 해 나가는 중용지도(中庸之道)가 정부가 국민에게 보여주는 예의라고 본다.

덧붙여 유의할 것이 있다면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누(淚:눈물)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몇몇 사안을 보면 이같은 과유불급의 현상이 곳곳에서 비쳐지고 있어 또한 염려스럽기까지 한다.

지방정부의 수장과 의원들을 선출하는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통과의례적 통상적이고 상식적인 일부분이라고 치부할 수 있어도 지나치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를 보좌한 측에 되돌릴 수 없는 화(禍:재앙)가 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특히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한 홍보전략은 중용의 길을 택하되 박수 받을 일을 강조하면 좋다, 그러나 진실을 외면하는 호도(糊塗)의 성격을 띠어서는 안된다.

더구나 상대성이 있을 경우 언젠가 진실과 사실이 밝혀질 수 밖에 없고 그럴 경우 파급효과는 업무 전반에 걷잡을 수 없는 불신의 늪을 깔아주는 위험한 상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어버리는 뜻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용어를 많이 인용한다.

그러나 자기 욕심에 따라 눈앞에 보이는 것만 잡으려고 귀중한 구슬로 참새를 잡는다는 뜻의 이주탄작(以珠彈雀)은 간과(看過)되고 있다.

귀중한 것을 귀중하게 알지 못하고 남용(濫用)하는 철학빈곤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시대상(時代像).

지금은 조직이나 개인적인 면에서의 너 나할 것 없이 각각 대한민국의 철학,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할 때다.

철학 빈곤으로 인해 발생되는 국민들로 부터 호된 질타를 받는 퇴직자들의 말로(末路)도 이제는 그만 볼 때도 됐다.

선진국 치자(治者)들 처럼 퇴직 한 뒤에도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수장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아직 정신적으로 개발도상국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에서 시기상조(時機尙早)일까?

김대운 기자 songhak828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