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이어지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시중은행 '딜레마'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1-03 17:06 수정일 2018-01-03 17:54 발행일 2018-01-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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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대출, 연체율 0.74%…가계대출 보다 2.7배 높아
중기대출, 연체율 상승 전망…'생산적 금융' 강조 은행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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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대기업 대출, 가계대출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에서는 원화 강세, 유가 상승 등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돌입한 만큼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발 맞추기 위해 중소기업 및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한 은행들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3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7년 11월 중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0.74%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대기업대출 연체율(0.42%)보다 1.7배 가량 높은 것이며, 가계대출의 연체율보다는 2.6배 가량 높은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의 리스크가 가장 크다는 의미다.

은행권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통상 연말이 되면 상각 및 연체채권 정리규모가 증가하면서 대출 연체율이 감소하기도 한다.

문제는 지난해 12월부터 예년과 다른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먼저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말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금리인상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했고, 환율 약세, 유가 상승 등으로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생산적 금융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다만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우량 중소기업 등을 가려내는 ‘옥석 가리기’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