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사, 무기계약직 3300명 정규직 전환키로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1-02 15:47 수정일 2018-01-02 15:48 발행일 2018-01-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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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내년 상반기 중 무기계약직 3300명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제로화' 정부 기조 따라 다른 금융사까지 확산 전망
기업은행 노사가 기업은행의 무기계약직 약 3300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 지난해 8월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내비쳤던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는 올해 상반기 인사 이후 이른 시일 안에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기업은행 노사 측은 더이상은 무기계약직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의 무기계약직 전환은 지난해 여름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선언했던 경영 방침 중 하나다. 김도진 행장은 지난해 8월 기업은행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지금의 시대정신이 준정규직 이라는 차별이 담긴 제도를 포용하기를 원한다”며 “더 이상 정규 직원과 준정규 직원으로 나뉘어서는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그간 기업은행 노사 측은 협의회 등을 진행하며 정규직 전환 범위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 창구 텔러, 사무지원, 전화상담 등 업무를 수행하는 무기계약직 3300여명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을 마련한 것이다.

기업은행 노사 측은 “이번 정규직 전환은 새로운 직급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인사체계의 정규직으로 별도의 선발 등 절차 없이 신분이 전환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기업은행은 기간제 및 파견용역에 대한 정규직화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 관련 내용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의 정규직 전환 속도가 다른 금융사에 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제로화’를 선언한 상황에서 기업은행이 빠른 속도로 비정규직을 줄여나갈 경우, 다른 금융권 역시 이에 발 맞추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일찌감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 비정규직이 남아있는 곳도 있다”며 “정부의 기조가 고용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기업은행이 비정규직 감축에 속도를 낼 경우, 기타 은행들 역시 고임금 전문계약직을 제외하고는 비정규직 제로화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