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야 잘 팔린다…가전업계, 올해도 ‘소형화 트렌드’ 뚜렷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1-02 13:54 수정일 2018-01-02 15:20 발행일 2018-01-02 10면
인쇄아이콘
삼성
삼성 슬림 T-타입 냉장고//사진제공=삼성전자

가전업계서 ‘소형화’ 트렌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화두 중 하나다. 1~2인 가구가 사회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스몰사이즈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상품 구조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업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전제품으로 꼽히는 냉장고, 세탁기, 정수기 시장에서 프리미엄급 ‘소형가전’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형 냉장고의 경우 과거 보급형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삼성·LG전자가 전면에 나서 ‘프리미엄’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가의 제품이면서도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515L 슬림 T-타입’이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제품은 공간별 별도 냉각기를 적용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트리플 독립냉각’,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메탈쿨링커버’ 등 프리미엄 제품의 기능을 갖췄다. 크기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냉장고 T9000보다 폭 11㎝, 깊이 19㎝를 줄여 싱글족이 사용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구현해냈다.

LG전자 역시 607리터 용량의 세미빌트인 양문형 냉장고를 선보이는 중이다. 얼음정수기가 결합된 형태의 이 제품은 일반 냉장고 대비 깊이가 18.9㎝ 줄어들어 좁은 주방 공간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LG전자는 와인셀러에도 소형화 전략을 적용했다. ‘LG 와인셀러 미니’는 43~85병을 보관할 수 있도록 생산된 기존 대형 제품과 달리 최대 8병까지만 보관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매달 판매량 1000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대우전자의 스몰 럭셔리 제품군인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와 레트로 디자인 ‘더 클래식’ 시리즈의 최근 1년간 판매량도 전년대비 각각 32%, 27% 성장했다. 미니는 기존 대용량 드럼세탁기 6분의 1 크기로 벽면에 부착해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더 클래식’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시리즈는 최적화된 기능에 복고풍 스타일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이 제품들의 가격은 동급 대비 최대 20% 가까이 비싸다.

정수기 시장에서도 ‘소형화’ 바람이 거세다. 코웨이가 1~2인 가구를 겨냥해 선보인 초소형 정수기 ‘한뼘 정수기’ 시리즈는 코웨이의 전체 정수기 매출 중 약 20~30%의 비중을 차지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 했다. 쿠쿠전자가 지금껏 선보인 정수기 제품 중 가장 슬림한 사이즈를 구현한 ‘인앤아웃 직수정수기’도 긍정적인 판매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대형 가전업체들도 제품 사이즈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도 가전업계서 소형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