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서민금융 '전초기지'로 떠오르나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7-12-27 17:00 수정일 2017-12-27 17:03 발행일 2017-12-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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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포용적 금융 강화 의지…서민금융 역량 강화 선두 설 듯

향후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위상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포용적 금융’을 강조함에 따라 서민금융 역량이 중요해진 가운데 저축은행이야말로 서민금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KB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159억원, 98억원, 154억원의 당기 순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KB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의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74%, 186% 급증했다.

이처럼 주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순익이 급증한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로 인한 풍선효과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포용적 금융’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정함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들의 지주 내 입지가 한층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지주들이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발맞추기 위해 ‘포용적 금융’ 저변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포용적 금융’의 핵심인 서민금융의 역량은 은행 등 계열사보다는 저축은행이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의 대출 문턱은 향후 신(新)DTI(총부채상환비율) 및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도입 등으로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은 서민금융의 저변도 확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며 “이에 계열사들의 저축은행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20일 신홍섭 KB국민은행 전무를 차기 KB저축은행 대표로 내정했다. KB금융이 신 내정자의 배경으로 중장기 관점의 서민금융 인프라의 성공적 구축을 꼽은 점은 이를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