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농협은행장에 ‘영업통’ 내정… 농협은행 수익 극대화 과제

최재영 기자
입력일 2017-12-27 16:51 수정일 2017-12-27 16:58 발행일 2017-12-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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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훈
이대훈 신임 NH농협은행 내정자. (연합)
NH농협은행 신임 은행장에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사진)가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농협에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농협은행의 앞으로 전략도 ‘영업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금융업황은 더 나빠지고 디지털금융의 성장 등 은행들의 수익구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 내정자도 금융시장 환경변화를 헤쳐가야 하는 적지 않은 숙제를 안고 출발 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는 2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은행장 후보로 이 대표를 추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내정자는 조만간 열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은행장 선임이 확정된다.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시작이다.

1960년생인 이 내정자는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농협대를 졸업한 후 농협에 입사했다. 지역농협을 거쳐 중앙회로 자리를 옮긴 후 프로젝트금융부장과 서울영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농협상호금융대표를 맡았다. 상호금융 대표 선임 당시 본부장급에서 단숨에 대표까지 고속 승진해 주목을 받았다.

이 내정자는 농협 내에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지난해 농협상호금융의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농협은행 사령탑으로 손색을 없을 정도라는 내부 평가도 진작에 나왔다.

이 내정자는 취임과 함께 서울과 수도권 영업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은 고객수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지만 수도권 기반이 약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 내정자는 수도권 이익강화가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160억원이다. 올해 목표인 4750억원을 조기 달성해 목표치를 57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약 6200억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2년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하지만 올해 이익이 크게 늘어난데는 가계대출의 영향이 크다. 농협은행은 1년 사이 7조원 가량 가계대출을 확대했다. 시중 은행 가운데 KEB하나은행을 제외하고나는 가장 많은 규모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가계부채 총량규제에 들어가면서 가계대출을 더 이상 늘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다른 은행들은 이미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부동산등 수익사업을 다각화하면서 한정된 먹거리를 두고 쟁탈전도 뜨겁다.

이처럼 농협은행도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조직개편이나 수익사업 확대가 불가피하다. 또 디지털 환경 변화로 금융업황도 빠르게 변하고 있어 농협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 환경 조성도 필요한 상황이다.

약점으로 꼽히는 기업금융과 글로벌사업도 이 내정자에게는 중요한 숙제다. 앞서 농협금융지주가 내년 3대 핵심전략 사업으로 글로벌사업, 디지털 금융, 은퇴금융 역량 강화를 내놓았지만 농협금융 시너지 강화를 위한 정책이다.

시중은행들은 내년 가계대출 규제에 맞춰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지만 농협은행은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또 먹거리 확대를 위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글로벌 사업에서도 큰 그림을 내놓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영업분야에서 탁월한 성적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농협은행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