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취임 100일 맞은 최흥식 금감원장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7-12-19 16:26 수정일 2017-12-19 16:27 발행일 2017-12-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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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휩쌓인 금감원에 첫 민간출신 '구원투수'로 등판
금감원 전방위 혁신안 마련…금융감독 패러다임 개선 평가
최흥식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인사 및 조직문화 개혁을 약속하는 모습. (연합)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취임하자마자 실추된 금감원의 명예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한 최 원장에 대해 시장에서는 신뢰 회복의 기반을 쌓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금융감독의 패러다임 전환의 밑거름을 마련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취임 직전 터진 채용비리로 금감원의 신뢰회복이 절실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금감원장 자리에 오른 만큼 새 정부와 금융업계가 그에게 기대한 ‘혁신’의 요구는 생각보다 강했다. 금융업을 둘러싼 환경에 발 맞춰 감독당국의 신뢰 회복은 물론 감독의 패러다임까지 바꿔야 한다는 요구도 존재했다.

그간 금융위 출신 관료들이 주로 맡아왔던 금감원장 자리에 오른 최초의 민간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시장의 기대는 그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겠지만 최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인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선 인사·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채용과정 전반을 개편하고 비위행위가 적발된 임원을 배제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채용비리 근절방안을 마련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이번에 마련한 혁신안의 수위가 강력하다고 평가한다. 나아가 금감원이 청렴한 조직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반응까지 나온다.

최 원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금융의 중심을 금융회사에서 금융 소비자로 재편해 나가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설립 당시 포부와는 달리 금감원은 최근 10여 년간 저축은행 사태, 분식회계 등 대규모 금융 참사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존재이유를 도전받고 있다. 최 원장이 취임사에서 “금융감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라고 못 박은 것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다.

이제 금융권은 최 원장이 금감원 혁신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를 잘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감독기구는 확실한 정체성과 영향력을 드러내야 할 시험대에 올라 있다. 지난 10여 년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으로, 또 금감원 내에서도 은행·증권·보험 등으로 분열돼 업계 감독은 물론 소비자 보호에도 부진했다는 비판을 최 원장이 어떻게 뛰어넘을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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