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주력산업, 중국發 불황기 닥칠 것"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7-12-13 14:41 수정일 2017-12-13 14:41 발행일 2017-12-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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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18년 산업 전망 보고서 발표
디스플레이, 자동차, 반도체 등 중국과 경쟁 심화 전망
내년 수출·설비투자 국내 경제 견인 힘들어…수출 둔화할 것
내년 우리나라 주력 산업 대부분이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불황기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8년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등이 2020년까지 연쇄적인 불황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먼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기업들의 LCD, OLED 공장들이 순차적으로 완공되기 시작, 생산규모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완 연구원은 “현재 건설 중인 중국 LCD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증설 물량이 LG디스플레이 총 생산능력의 5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즉 중국의 경쟁력 급증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호황이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는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 등도 디스플레이 산업과 유사한 불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내년에 완공되는 중국 반도체 공장의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총 생산능력의 20%에 달한다”며 “과거 중국의 위협은 양적 확장에 따른 공급과잉 유발이 대부분이었는데 앞으로 다가올 중국의 위협은 양적, 질적 성장을 포함하고 있어 이전보다 리스크의 질이 더욱 안 좋다”고 우려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측은 올해 국내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던 수출과 설비투자가 내년에는 큰 기여를 할 수 없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올해 수출의 경우 2015년과 2016년 2년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배제하면 2014년 실적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불과하고, 이 역시도 반도체·원유·금속 등의 가격효과를 제거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위원은 “생산능력, 가동률, 출하, 재고 등 생산의 실질적인 요소들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기저효과마저 소멸하게 됨에 따라 2018년 수출은 급격히 둔화될 수밖에 없고 설비투자 역시 규모로는 거의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기저효과로 인해 증가율은 매우 낮거나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철강, 비철금속, 조선, 해운, 의류 등 5개 업종은 내년의 경기가 더 좋을 것으로 예상했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은 경기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김유진 수석연구원은 “올해 금속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내년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철강, 비철금속(제련 부문) 업체들의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기 전망을 상향한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황 수석연구원은 “올해 신조선가가 소폭 상승했으나 내년에도 지속적인 상승세가 기대되고 있으며 벌크, 탱커, 컨테이너 등 해상 물동량 증가율이 선복량 증가율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망을 상향한다”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