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창업 성공상례, ‘10평 규모의 작은 점포’ 알려져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7-12-08 14:08 수정일 2017-12-08 14:08 발행일 2017-12-08 99면
인쇄아이콘
image_21379_0

20년간 주방에서 일해왔던 ‘일품양평해장국’의 왕십리점 점주는, 왕십리점 오픈을 통해 주방장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사장님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10평 매장에 4인용 테이블이 6개뿐인 조촐한 매장이지만, 점심시간만 테이블이 3회전 이상씩 돈다. 피크타임 웨이팅은 기본이고, 혼자 주방을 맡고 있어 재료 준비로만 오전에 1회, 오후에 1회가 소요된다. 재료 준비할 새도 없이 밀려드는 손님 덕에 해장국집으로는 이례적으로 오후 3시~5시 브레이크 타임을 갖는다. 

앞으로의 바램을 묻는 질문에 ‘제발 하루만 쉬는 게 소원’이라고 말할 만큼 바쁘게 일하고 있는 왕십리점 점주를 만나 해장국집 창업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 보았다.

Q. 일품양평해장국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A. 신라 호텔에서 15년, 한화호텔에서 5년간을 양식 주방장을 했었다. 호텔 쉐프라는 자부심은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내 사업에 대한 갈증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다.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직장 생활에는 한계가 있었고, 더 나이 들기 전에 내 장사를 해보고 싶었다.

Q. 일품양평해장국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 있었나?

A. 출장 중에 우연히 일품양평해장국 충주 본리점을 들린 적이 있었다. 그냥 해장국집이구나 해서 들어갔는데, 한달 내내 점심을 그곳에서 먹을 정도로 맛이 정말 깔끔했다. 점주 분과 얼굴을 익히고 창업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마진이 괜찮다는 말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Q. 일품양평해장국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A. 매장에서 맛을 본 후 점주의 말을 듣고, ‘차려야겠다’는 50% 정도의 확신은 가지고 본사를 방문했다. 대표님이 미팅에서 “해장국은 경기나 계절을 안 타는 아이템인 만큼, 장기 불황에도 안정적인 매출 유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에 확정을 짓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Q. 오픈하기 전까지 어려움은 없었는지?

A. 계약하고 다음날 부동산을 둘러보며 가게 자리를 알아보다가 ‘여기다’ 싶어서 바로 선수금을 지급했다. 바로 근처에 성동구청과 오피스 상가들이 꽤 있어 점심장사는 잘될 거라는 계산이 있었는데, 운 때가 맞았는지 계산이 적중했다. 주변 지인들은 하나 같이 어떻게 매장 하나를 그렇게 속전속결로 만들어냈는지 놀란다.

Q. 오픈 후 심정은?

A. 끝없이 들어오는 주문에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하지만 손님들을 보면 금새 회복이 된다. 제법 단골들도 생겨서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는 한마디에 힘이 난다. 당장은 더 나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뿐이다.

Q. 일품양평해장국의 특징은 무엇인가?

일품 해장국은 잡내 없이 맛이 깔끔하고, 인테리어도 깨끗하다. 전체 고객 중 여성 고객이 70%를 차지할 정도다. 근처에 순대국전문점, 뼈해장국 전문점이 평균 5000~6000원대인 반면, 일품의 경우 7000~8000원대로 단가가 더 비싼데도 고객들이 찾아온다. 깔끔한 맛과 세련된 인테리어가 뒷받침된다면, 약간은 높은 가격이래도 수긍하고 찾아오는 게 요즘 고객들 같다.

Q.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5분 거리에 마장동 축산물시장이 있다. 교육받은 노하우로 원칙을 지키며 선지를 매일 공급받아 끓이면 연두부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별미다. 아침에 삶으면 점심장사 동안 선지가 동나, 저녁장사를 위해 두 번 삶을 때도 있다. 조리 준비하는 부분이 힘들긴 하지만 신선한 재료로 그날그날 만들기 때문에, 제대로 된 요리로 고객을 맞이한다는 자부심이 든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10년 동안 열심히 돈 벌어서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 세계 각지를 돌며 여행도 하고 식도락을 즐기고 싶다. 돈을 많이 벌면 해장꾹이(토탈해장국 전문점)로 확장을 할까도 고려 중이다. 틈틈이 영어공부도 하면서 목표를 이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