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2018년 화두는 “건전성 관리”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7-12-03 16:53 수정일 2017-12-03 16:54 발행일 2017-12-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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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NH농협금융, 건전성 관리 위한 움직임 시작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 "건전성 관리 통한 내실 경영할 것"
은행 건전성 관리 움직임에 내년 대출 문턱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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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여신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은행 사옥.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저금리 시대의 종언이 시작되자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강화를 외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은행들이 여신심사시 더욱 꼼꼼한 잣대로 심사해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지난 2년 간의 여신 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체 여신 정상화 예측 모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예상, 은행의 건전성을 개선시킨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지주 차원에서 건전성 관리 방침을 내걸었다. NH농협금융지주는 내년부터 가계신용대출, 고LTV(주택담보인정비율) 대출, 고위험업종 자영업자 대출 등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손태승 은행장 내정자가 직접 건전성 관리 방침을 밝혔다.

손 내정자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부분 영업은 가계 및 중소기업 등 균형성장을 하면서 건전성을 관리하는 내실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6면_국내은행원화대출연체율추이

이처럼 은행들이 여신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은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과 연관이 깊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차주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비용이 168만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 증가는 은행 대출 연체율 상승, 즉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금융권은 내년 중 한두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즉 내년부터는 은행 대출 차주들의 연체율이 지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만큼, 은행으로부터 대출 승인이 거절되거나 대출 한도가 낮아지는 등 대출의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들이 여신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내년부터는 대출 한도 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