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연말 맞아 협력사와 ‘상생경영’ 박차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1-29 14:39 수정일 2017-11-29 14:41 발행일 2017-11-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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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가 연말을 맞아 협력사와 ‘상생경영’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올 한해 사업 결과를 점검하는 동시에, 유의미한 성과에 대한 보상을 협력사와 나누겠다는 의미다. 향후 성장해법도 함께 모색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성장과 분배’의 균형발전과도 맞닿아 있는 방향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협력사에 50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아울러 반도체 임직원과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을 통해 약 150억원의 상생 협력금을 조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최대 실적을 거둬들인 반도체 부문의 공로를 협력사와도 나누기 위한 움직임으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매출 53조1500억원, 영업이익 24조3000억원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지난달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계열사의 협력사 우수 인재채용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협력사의 제조경쟁력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24일 경상남도 창원서 열린 ‘2017년 LG전자 협력회 워크숍’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협력사의 생산력도 반드시 뒷받침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생산라인 효율화, 고효율 생산시스템, 지능형 자율 공장 구축 프로젝트를 협력사를 포함한 제조 전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협력사에 대한 정보보안 지원활동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까지 넓힌다. 앞서 LCD 중심의 2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지원활동 범위를 OLED 협력사까지 확대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협력사의 보안 수준을 높임으로써, OLED 기술유출 등에 대한 우려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우선 LG디스플레이와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의 보안 전문가를 파견해 협력사의 보안수준을 진단한 후, 협력사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추진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협력사와 4차 산업혁명 대응 경영전략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동반성장데이’ 행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서 품질관리 및 빅데이터를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 협력사간 상호 성장 방안을 고민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16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지원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현금지급 비중 확대 및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복지 개선, 인재채용 프로그램 등 2·3차 협력사 환경 개선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업체들 사이에 협력사 지원 범위가 2·3차 협력사까지 확대되는 공통된 흐름을 보였다”면서 “연말을 맞아 성과에 대한 보상을 협력사와 나누는 동시에 향후 경영전략도 함께 모색하는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