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행장 2파전…손태승·최병길 각축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7-11-27 17:02 수정일 2017-11-27 21:37 발행일 2017-11-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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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출신 손태승 VS 상업 출신 최병길 구도 형성
30일 전후로 최종 후보선정…셈 법 복잡해진 임추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손태승·최병길로 압축<YONHAP NO-3410>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로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사진왼쪽)과 최병길 현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로 압축됐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30일께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연합)

우리은행 차기 은행장 후보가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로 좁혀졌다. 두 후보 모두 우리은행 출신이지만 출신 은행이 각각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으로 나뉘어 또다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26일 9명의 1차 후보군에 대한 개별 프레젠테이션 및 인터뷰 등을 진행해 차기 행장 최종 후보군으로 손태승 부문장과 최병길 대표를 선정했다. 임추위는 오는 30일께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손 부문장은 1959년 광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우리금융지주 상무, 우리은행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그룹장, 우리은행 글로벌부문 부문장 등을 거쳐 현재 행장 일상업무를 위양 중이다.

최 대표는 1953년 대구 출생으로 대구상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상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장 집행부행장, 우리은행 중소기업고객본부장 집행본부장 등을 역임한 후 금호생명 대표이사 사장, 삼표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두 후보가 각각 한일은행, 상업은행 출신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과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대등합병으로 탄생한 만큼, 행장후보의 출신 역시 중요 요소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간 우리은행장 자리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인사가 번갈아 가면서 맡아왔다.

이는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이 선임되면서 깨졌지만 여전히 차기 행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최종 후보군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으로 구성됐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임추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부문장을 선임할 경우 출신은행이 중요 요인으로 꼽혔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고, 최 대표를 선임할 경우 자칫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차기 행장을 내부 인사로만 구성하다 보니 결국 출신 성분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 임추위의 생각도 복잡할 것”이라며 “결국 차기 행장이 선임 이후 출신 은행이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