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는 없다’…한은, 기준금리 인상 임박

김진호 기자
입력일 2017-11-26 10:23 수정일 2017-11-26 16:37 발행일 2017-11-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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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개최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무려 6년 5개월 만에 인상으로 미국발(發) 금리인상으로 시작된 ‘저금리 시대’의 종언에 한은도 동참하는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30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한 뒤 18개월간 동결해오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가 동결되면 오히려 시장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거론할 만큼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돼왔다. 우선 지난달 금통위에선 6년 만에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제기됐다. 금통위 소수의견은 금리조정의 예고로 해석된다. 갑작스러운 금리조정으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최근 여러 공개석상을 통해 “경기회복 흐름이 견조한지 확인해야 하지만 통화정책 방향 자체는 금리인상쪽으로 가고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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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12월로 예정된 미 연준(Fed)의 금리인상 예고와 14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등도 금리인상을 압박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한국경제가 3년 만에 3%대 성장률이 확실시되는 점과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감소한 것도 금리인상 요인 중 하나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만한 요인도 잠재돼있다. 우선 지표에 비해 체감경기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미온적인 내수 시장과 청년 실업률 문제 등도 부담이다. 최근 들어선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도 문제로 지목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될 경우 외화유입 속도가 더 빨라져 환율이 더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걸림돌들로 인해 한은이 이달 금리인상에 나서더라도 추가 인상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7월부터 금리를 5회 이상했으며 2011년 6월(3.25%)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바가 없다.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두 8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해왔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