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고객 오프라인 접점으로 '편의점' 점찍는다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7-11-26 17:13 수정일 2017-11-26 17:17 발행일 2017-11-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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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은행, GS25 ATM기 수수료 인하결정
비용절감·대고객 서비스 유지…'편의점 뱅킹' 활성화 전망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오는 28일부터 GS25편의점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우리은행 고객의 경우 우리은행 자동화기기와 동일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우리은행)

시중은행들이 편의점 자동화기기(ATM·CD기) 수수료 인하에 나서며 새로운 오프라인 고객 접점으로 편의점을 택하고 있다. 지점을 비롯해 자사 자동화기기를 줄여나가는 대신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편의점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 상 대 고객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GS25편의점에서 자동화기기를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자행 자동화기기 만큼 낮추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부터 전국 GS25편의점에 있는 1만여대의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신한은행 자동화기기와 동일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28일부터 현금 인출과 이체를 할 경우 우리은행 지점에 설치된 자동화기기와 동일한 이용수수료가 적용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지점이 없어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세븐일레븐과 GS25 등에서 한시적으로 수수료 면제 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편의점 내 자동화기기 수수료 인하 등에 나선 것은 자행 자동화기기를 통해 발생하는 적자를 해소함과 동시에 이미 관련 인프라가 갖춰진 편의점을 활용할 경우 대 고객 서비스의 품질 저하도 막을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013년 금융연구원이 내놓은 연구결과, 자동화기기 1대당 166만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영향에 국내 4대은행의 자동화기기 수는 2015년 말 3만2003개에서 올해 6월말 2만8979개까지 줄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자체적으로 ATM기를 운영할 경우 지속적으로 적자가 나기 때문에 ‘애물단지’나 다름없다”며 “편의점과의 협업을 도모해 대고객 서비스 역량도 유지할 수 있고 적자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편의점 수수료 인하를 기점으로 편의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경우 바이오인증 금융서비스 등이 가능한 스마트 ATM보급 확대 등을 통해 편의점에서 이용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과 편의점의 협력은 서로에게 윈-윈이나 다름없다”면서“수수료 인하를 기점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편의점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