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강세에 시름 깊어지는 수출 기업들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7-11-22 14:22 수정일 2017-11-22 17:59 발행일 2017-11-23 3면
인쇄아이콘
20160810010002859_1
최근 원화 강세가 저성장 기조 속에서 수출로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경제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은 수출 차량 선적 모습).(연합)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090원선이 무너지자 수출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원화 강세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에 자칫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둔화에 따른 부가가치 감소 등 채산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리스크’의 고조는 최근 저성장 기조 속에서 그나마 수출로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경제에도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과 함께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원화가치가 10% 포인트 상승하는 경우 수출가격은 1.9% 포인트 증가하고, 8.1% 포인트는 기업의 손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 등 해외 수출 비중이 높아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동차, 철강 등의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문제라는 특성상 뾰족한 대안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업계는 “환율이란 게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책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그때그때 변동에 맞춰 대응을 해나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등 철강 업계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철강업계 특성상 달러 약세는 원가 하락으로 작용해 영업이익 증가로 연결되고, 영업 외적으로도 달러차입 부담 감소 및 외환자산 평가익 발생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주력 산업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별로 차별화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며 “대기업은 새로운 시장개척, 다양한 수출품종 개발, 수출 품질경쟁력 향상이 필요하고,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변동 대비 보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