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후속 인사 앞두고 ‘깊어지는 고민’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1-13 15:21 수정일 2017-11-13 15:29 발행일 2017-11-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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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이번 주초 실시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임원인사가 조금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 간 격차가 일주일을 넘기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3일 “(임원인사와 관련해) 아직까지 최종적인 사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주 중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나, 정확한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거 인사와 관련된 업무는 미전실이 상당 부분 조율해왔으나,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실무적인 부분에 시간이 상당부분 할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의 규모가 커진 점도 시간을 지연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세대교체’ 기조에 맞춰, 젊은 피를 중심으로 100명 넘는 승진자를 배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명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이처럼 규모가 커지면서 개개인의 역량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작업에 시간이 예상보다 더 많이 소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 등 다른 전자 계열사와의 조율 과정도 인사를 지연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재용 부회장이 없는 총수부재 상황, 외부 인사 영입, 여성임원 비율 조정 등도 장고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인사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임원인사와 보직인사 및 조직 개편 등이 한 번에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새어나온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과거 미전실 인사들의 복귀 여부다. 앞서 미니 미전실 성향의 ‘사업지원 TF’가 신설되면서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은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한 상태다. 사업지원 TF는 향후 전자 계열사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어 전 미전실 전략1팀 소속으로 전자 계열사들을 주로 담당했던 김홍경 삼성SDI 경영지원실장(CFO·최고재무책임자) 등 과거 미전실을 인사들이 어느 정도 TF에 합류하게 될지도 주목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F 구성 인력에 따라 조직의 비중과 역할 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삼성전자 실적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부문은 최대 승진자 배출을 예약한 상태다. 앞서 실시된 사장단 인서사도 반도체 부문은 전체 승진자 7명 중 4명을 배출한 바 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