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인사, 늦어진 만큼 규모 커진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1-08 15:12 수정일 2017-11-08 15:21 발행일 2017-11-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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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오는 10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과거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 발표 이후, 시기적 공백 없이 후속 임원 인사를 매듭 짓는 ‘속전속결’ 양상을 보여 왔다. 그러나 올해는 발표 시점이 일주일 가량 벌어지며 유독 더디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 2년 간 최소 규모의 인사만 단행한 탓에 인사 대상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것도 인사 시점을 늦추는 요인 중 하나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은 ‘최대 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기본적으로 이번 인사서 ‘세대교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만큼, 젊은 피를 중심으로 승진 규모가 100명은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일각에서는 200명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올 들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는 만큼, 과거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3년 말(227명)과 비슷한 수준의 인사를 실시할 거라는 주장이다.

이번 인사서도 삼성 특유의 ‘신상필벌’ 원칙이 철저히 적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부문은 최대 승진자를 배출할 전망이다. 앞서 실시된 사장단 인서사도 반도체 부문은 전체 승진자 7명 중 4명을 배출한 바 있다. 이외 TV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와 모바일을 담당하는 IM부문은 평년과 비슷한 규모가 예상된다.

‘기술 리더십 강화’도 주요 인사원칙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앞선 기술경쟁력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계산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사물인터넷(IoT)나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신사업 분야의 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상황에 기술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앞서 각 사업 부문장에 오른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 역시 주요 연구개발조직까지 총괄하며 기술력 확보에 나선다.

탁월한 성과를 거둔 일부에 대한 ‘깜짝 발탁’도 일정 수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부장이 임원으로 승진하려면 연차가 4~5년 이상은 돼야 하지만, 발탁 인사는 그보다 연차가 짧은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킨다.

삼성전자가 이번 주까지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매듭짓고 나면, 나머지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50대 부문장 3인 체제로 최고위 경영진을 재편함에 따라, 계열사의 임원 인사도 ‘세대 교체’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장단 인사를 실시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삼성벤처투자를 제외한 삼성 계열사 사장 14명 중 만 60세 이상인 이들은 10명(71%)이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