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대교체’ 통한 조직 쇄신 나섰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1-02 16:49 수정일 2017-11-02 16:57 발행일 2017-11-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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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50대 ‘젊은’ 사장들을 경면 전면에 내세웠다.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조직에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이는 현재 옥중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친정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아울려 과거 기업 발전에 기여한 원로 경영진을 승진시켜 후방 지원토록 해 적절한 ‘균형 맞추기’를 이뤄냈다.

삼성전자가 2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 이름을 올린 승진자는 총 7명이다. 전원이 50대로 평균 나이는 55.9세이다. 가장 젊은 사람은 시스템LSI사업부장인 강인엽 사장으로 54세(1963년생)이다. 이외 1963년생 1명, 1962년생 2명, 1961년생 2명, 1960년생 1명, 1959년생 1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앞선 부문장 인사에서 DS(부품)부문 김기남 사장, CE(소비자가전)부문 김현석 사장, IM(IT모바일)부문 고동진 사장도 모두 50대로 채워졌다. 부문장 평균 나이는 57세로, 전임자의 평균 63.3세와 비교하면 6.3세나 젊어진 셈이다. 이를 통해 ‘미래 삼성’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리더십 기틀은 충분히 다져졌다는 평가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도 삼성 특유의 ‘신상필벌’ 원칙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특히 올 들어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부문은 전체 사장 승진자 7명 중 4명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한꺼번에 4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최초다. 진교영 메모리 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밖에 팀백스터 북미총괄 부사장도 휴대폰·TV·생활가전에서 미국 시장 1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전자 계열사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사업지원 TF’도 신설했다. 사실상 과거 미래전략실의 역할을 상당 부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책임자로는 정현호 사장이 위촉됐다. 정 사장은 옛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출신으로,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친정체제’ 강화를 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과거 회사에 공을 세운 ‘원로’들은 승진과 동시에 후방 지원에 나선다. 지난달 자진사임 의사를 밝혔던 권오현 부회장은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해 기술자문과 후진양성 역할을 담당한다. 이외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 경영자문 중심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