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대학교 장향미 교수 “병원 인력에 꼭 맞춘 HR직원 경영이 필요하다”

이재복 기자
입력일 2017-10-27 16:00 수정일 2017-10-27 16:00 발행일 2017-10-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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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의 인력구성을 보면 매우 다양한 인력풀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다. 종합병원의 경우 행정직과 운영인력 같은 비의료인과 의사, 간호사 등의 의료인으로 나뉜다. 일반 개원병원은 진료항목에 따라 간호인력, 코디네이터, 에스테티션 등으로 인력을 조직한다. 문제는 규모가 크든 작든 많은 병원들이 인력은 배치시켜 놓고 있으나, 효율적인 인력경영은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개원병원은 인력별 직무가 정해져 있기보다 멀티플레이어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개개인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적지 않다.

병원의 효율적인 인력구성과 그 인력의 포지션에 맞는 업무분장은 병원성장의 원동력이다. 따라서 의료경영자는 의료 업무에 대한 전문성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하며 세부적인 업무분장과 우리병원에 맞는 지속적 인력교육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대형병원이나 종합병원의 경우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다수의 인력이 배치돼 있어, 업무가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을 찾자면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인력구성원들의 직급과 연령차가 조직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장향미 교수이미지
<p style="margin-left: 120px;">경동대학교 장향미 교수

대부분의 최고경영자들은 큰 비전과 조직의 발전 방향성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추상적인 희생을 요구한다. 그러나 요즘 병원에서 일하는 젊은 인력들은 의료기관의 최고경영자가 원하는 방향성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과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가 중요할 따름이다. 리더는 손을 들어 방향을 가리키는데 직원들은 방향은 보지 않고, 들고 있는 손만 바라보는 격이다.

즉 직원들이 업무를 대하는 관점이나 생각은 최고경영자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의료경영자는 추상적인 방향성이 아닌 ‘구체적인 방향과 목적,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 수칙’을 규격화하여 병원인력을 지속적으로 교육시켜야 한다. 규모가 큰 만큼 자주, 그리고 더 세부적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방대한 조직을 효율적이게 움직일 수도, 발전시킬 수도 없다.

개원병원의 경우보다 손쉽게 HR직무교육을 통해 조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파트별로 직무에 맞는 중요한 업무부터 아주 사소한 일까지 나열해 직무를 규격화한다면, 그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진료시간이 7시까지라면 직원들은 6시 30분부터는 환자를 받지 않는다. 당연히 예약도 받지 않는다. 의료진은 ‘요즘 환자가 없네’ 하고 생각하지만 사실 직원들은 퇴근 전 환자 대기 및 소요 시간을 계산해 미리 자체적으로 병원 규정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또 그들은 시간당 볼 수 있는 환자를 미리 계산해 정해진 시간, 정해진 환자만 예약해 준다. 예약 부도율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들이 대기를 오래 하면 컴플레인을 하고, 본인들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해결방안에 대한 모색이나 병원의 매출, 성장 혹은 발전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주어진 현재 업무에 충실 한다. 과연 이런 직원들에게 ‘일을 못 한다’는 평가만 내릴 것인가? 이러한 판단은 올바르지 않다. 직원은 원래 주어진 업무를 충실히 하는 존재다. 그 업무조차 해결하지 못할 때 잘잘못의 잣대가 필요한 것이다. 그들을 변화시키는 것 또한 ‘훈계’도 아니고 ‘추상적인 메시지’도 아니다. 우리 병원만의 진료 내외적인 모든 부분에 대한 HR직무규정 뿐이다.

그래야만 업무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으며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또 개인병원의 경영자들 중 ‘이 정도 말하면 직원들이 알아들었겠지. 알아서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마인드는 요즘 젊은 스마트한 인력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종합병원의 최고경영자들이 범하는 오류와 일맥상통한다. 대부분 의료기관의 최고경영자나 리더들은 60년생 혹은 70년생들이다. 그들이 함께 조직을 이끌어가는 연령층은 80~90년생들이다.

최고경영자가 학습해 온 사회 문화적 환경과 젊은 인재들이 학습해온 사회문화적 환경은 다르다. 과거에는 경영자의 말 한마디면 알아서 움직이는 조직구성이 가능했다면 지금은 아니다. 요즘 인재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꿈만 따라가며 희생하고자 하는 정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현실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병원 조직문화와 경영적인 발전을 이루는 지름길이다. 즉 요즘 인재에 맞는 차별화된 교육과 그 교육을 통한 목표 하는 바가 달라져야 할 것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목표제시, 그리고 지금 그 직원이 해야 할 업무내역과 규정들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교육해야, 병원직원들은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반드시 HR교육 이후 그에 따른 후 평가와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체적이지 않은 추상적인 방향 제시는 경영자와 직원 간의 갈등만 조장한다. 목소리는 전달되나 내용과 의미는 전달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는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의 격차로 인해 발행되는 가치관이 차이다. 의료 최고경영자가 달라져야 한다.

HR은 휴먼 리소스다. 단숨에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의료기관은 사람이 중요한 분야다. 누구를 고용하고 누구와 일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HR레시피이다. 잘 만든 레시피는 현명한 직원 운용을 가능하게 하고, 더 나아가 병원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다.

[도움말= 의료 HR 코칭 전문가 경동대학교 장향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