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인한 반점, 알고 보니 색소성 자반증

이재복 기자
입력일 2017-10-18 09:30 수정일 2017-10-18 09:30 발행일 2017-10-18 99면
인쇄아이콘
[의학칼럼]

일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한 모 씨(남, 36)는 오래된 고민이 있다. 20대 후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취직한 뒤 얼마 안 되어서 다리에 작은 반점들이 생겼다. 처음에는 작은 크기에 좁은 부위라서 두드러기나 가벼운 알레르기로 생각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뒤 감기를 호되게 앓고 난 뒤 반점은 눈에 띄는 크기로 커졌고, 불과 2년 사이에 종아리의 절반 이상 덮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 가렵지도 않았고,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조기에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이 실수였다.

한 씨는 점점 커지는 반점 때문에 더운 여름에 반바지를 입기도 힘들었고, 수영장이나 목욕탕 같은 공공장소에도 가기 힘들어져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늦게나마 병원에서 색소성 자반증이라는 병명을 진단받았지만, 뾰족한 약이 없으니 잘 쉬라는 말만 들었다. 고민 끝에 한방 치료를 받기 위해 대전까지 찾은 한 씨는 3개월의 치료 끝에 더 이상 새로운 자반이 생기지 않게 되었고, 2개월이 더 지나면서 다리에 남아 있던 색소침착까지 모두 소실 될 수 있었다.

동경한의원 자반증 주치의
동경한의원 자반증 주치의

만성 색소성 자반병이라고도 불리는 색소성 자반증은 피부에 갈색 또는 붉은색을 띄는 작은 반점과 색소침착, 혈관확장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성인의 다리 부분에서 발생한다. 면역 기능의 문제를 원인으로 보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환자의 공통점은 발병 전 심한 과로나 스트레스에 시달린 경우 많았다.

-

일반적으로 화가 나고 속이 답답할 때 ‘열 받는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관용적인 표현이지만, 한의학적으로 관점에서는 실제로 과로와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몸에서 열이 생기게 되며, 특히 혈액이 뜨거워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감기와 같이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육류, 밀가루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식습관, 또는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은 그 열을 몸에서 견디지 못하고 혈관에 염증이 발병하게 된다.

색소성 자반증은 경과가 만성적이라 까다로운 질환이지만, 한의학적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반드시 호전될 수 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초반에 가려움이나 따가움 등의 불편한 증상이 없다 보니 대부분 치료 시작 시점이 늦어진다는 점이다. 색소성 자반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점의 범위가 넓어지고, 색소침착이 심해지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질수록 예휴가 불량해진다. 따라서 색소성 자반증임을 인지했다면 최대한 빠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

도움말=동경한의원 자반증 주치의

이재복 기자 jaebok3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