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 세이프가드’ 발동시 피해 최소화 위한 대응 수립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0-11 16:25 수정일 2017-10-11 17:34 발행일 2017-10-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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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국내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와 기업이 11일 오후 대한상의에서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향후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더라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 당사자인 삼성·LG전자도 당장 실적에 미칠 영향은 크지않을 것이라 판단하면서도, 미국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될 것과 산업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직접적인 영향의 경중을 따지기보다 세이프가드 발동이 양국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야 한다. 해당 조치가 자칫 건강한 경쟁 구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간 기술력을 앞세운 경쟁이 아닌, 국가 개입을 통한 시장 구도가 결정될 경우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라고 설명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쟁은 기술을 통한 소비자 만족에서 결정될 것으로 한국기업은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현재 삼성과 LG의 신기술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6641억원 중 세탁기가 포함된 H&A(생활가전) 사업부에서 4657억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세이프가드 발동시 감당해야 할 부담이 적지 않다. 다만 내년 하반기 구축되는 테네시 세탁기 공장 가동과 경남 창원 생산시설 활용 등으로 세이프가드 이슈에 대한 대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을 대비한 대응 전략을 이미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가동과 국내 생산시설을 활용한 대응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LG전자 매출 내 북미 관련 세탁기 비중은 연간 3%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기산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세이프 가드가 발동될 경우 생산 원가가 일부 상승하겠지만, 판매 자체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를 담당하는 가전(CE)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반도체, 스마트폰 등 타 사업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세이프가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영업이익 14조700억원 중 CE 부문의 영업이익은 3200억원이었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현지시각으로 오는 19일 구제조치 관련 공청회와 21일 구제조치 방법 및 수준에 관한 결정에 이어 12월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해 판정과 구제조치 권고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