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중증도, 유병기간 모두 흡연자가 더 심해

이재복 기자
입력일 2017-10-11 09:00 수정일 2017-10-11 09:00 발행일 2017-10-11 99면
인쇄아이콘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금연을 위한 정책과 캠페인의 일환으로 금연구역 확대와 담뱃값 인상, 담뱃갑 혐오 경고그림 등이 시행되고 있다. 타르와 니코틴 외에도 수백 가지가 넘는 유해 성분이 함유된 담배는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연을 권장하는 것이다.

만성 난치성 피부 질환으로 꼽히는 건선의 경우에도 흡연이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

지난 파리 국제 건선 학회에서 발표된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이기훈 박사의 ‘우리나라 건선 환자의 흡연 및 알코올 섭취량에 따른 건선중증도’ 연구 논문에 의하면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건선 증상의 중증도를 나타내는 PASI(Psoriasis Area Severity Index)지수가 높게 나타나 건선피부염이 더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흡연이 늘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흡연은 피부 건선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해롭기 때문에 금연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논문에서 흡연량이 많은 건선 환자일수록 건선 중증도 뿐 아니라 유병 기간도 더 길게 나타났다. 즉, 흡연자의 경우 건선을 보다 심하게, 보다 오래 앓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건선은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동반 질환의 가능성도 높고, 치료도 어려운 경향이 있다.

그래서 건선은 초기 증상일 때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금연, 금주 등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담배를 바로 완전히 끊으려고 시도하다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오히려 피부 건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평소 흡연량의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점차 담배를 줄여가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건선은 장기간에 걸쳐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불치병이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은데, 먼저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체력과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건선 치료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건선 전문 치료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의 증상에 잘 맞는 건선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박사는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이라기보다는 전신 질환에 속한다. 건선의 근본 원인은 몸속에 있으며 한의학적으로 이는 체내 ‘열’의 과도한 축적으로 인한 면역계의 교란 현상이다. 흡연은 몸 전체의 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피부 건선도 악화시키는 유해인자가 되므로 금연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병원 이기훈 박사는 “건선 증상이 심한 경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증상 완화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치료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만, 건선은 전문적인 치료 못지않게 환자의 지속적인 생활관리가 중요하므로 음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고 충분한 휴식과 숙면, 가벼운 운동을 통해 피부 회복력과 면역력을 강화시키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재복 기자 jaebok3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