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LG 전장(VC)사업부, 성장 기조 이어간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9-07 16:42 수정일 2017-09-07 17:43 발행일 2017-09-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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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LG전자가 차세대 캐시카우로 육성 중인 VC(자동차전장) 사업본부가 안정적인 성장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전기차 부품 공장 설립을 결정한 데 이어, 1조원 규모의 차량용 조명업체 인수전에도 뛰어드는 등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7일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은 2015년 2380억달러(약 267조원)에서 2020년엔 3283억달러(약 369조원)로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우량 시장이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LG전자는 지난 2013년 흩어져 있던 자동차 부품 관련 조직을 통합한 뒤, 매년 4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올해 책정된 투자 규모는 5440억원으로 회사 주력인 생활가전(5933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직원 수 증가폭 역시 전체 부서 중 가장 빠르다.

성장흐름도 안정적이다. VC사업부의 지난 2분기 매출은 8826억원으로 1분기(5929억원)에서 2897억원 증가했다. 현재 LG전자가 핵심부품 11개를 공급 중인 GM의 순수 전기차 ‘볼트’ 판매 호조와 중국, 독일 및 북미 완성차 업체로부터의 꾸준한 수주 증가 등이 긍정 요인이다. 다만 선행 기술 투자에 따른 영업 손실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LG전자는 빠르면 1~2년 이내에 분기별 흑자전환을 이뤄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오는 4분기부터 중국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매출이 발생하고, 내년 이후에는 선진 OEM 중 GM 외에 모터 관련 사업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군에서도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부터 분기 1조원 매출 진입이 유력시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 1~2년 후 분기별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앞서 6월 독일 벤츠사에 자율주행 카메라 공급을 확정지으며 3~4년 후 실적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은 수주를 하게 되면 3~4년 정도 이후부터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미시간주 내 전기차 부품 공장 설립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 인수전 참여 등 공격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주요 완성차 업체 밀집 지역인 미시간주에 부품 공장을 지으며 파트너십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사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만약 1조원 규모의 ZKW 인수에 성공할 경우, ZKW가 구축해놓은 글로벌 영업망도 거머쥐게 된다. ZKW는 자동차 헤드램프를 주력 생산하는 조명 시스템업체로, 독일 아우디·벤츠·BMW·포르셰, 스웨덴 볼보, 영국 롤스로이스 등 우명 자동차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전장 부품은 완성차 업체와의 장기간 신뢰 관계 구축을 기반으로 한 진입장벽이 높다”며 “ZKW를 인수할 경우 통해 손쉽게 유럽의 주요 거래처를 확보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