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ILO 사무총장 “한국 노사정 대화 재개 강력 촉구”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7-09-05 15:02 수정일 2017-09-05 15:37 발행일 2017-09-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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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하는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시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일자리 창출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노사정 대화로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더 총장은 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며 한국 노사정의 대화 재개를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4일 한국을 찾은 라이더 총장은 방한 첫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등과 함께 만났다. 고용부 장관과 노동계 대표, 노사정위원장, 사용자 측 대표 등 이른바 노사정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년 만이다.

라이더 총장은 “한국이 ILO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98호)만 비준해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약 비준을 촉구하기도 했다. ILO 회원국인 한국 정부는 ILO 핵심협약 87호·98호와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105호) 등 4개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시가 ILO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도시 차원에서 먼저 실현하고 싶다”며 “국가 차원의 비준을 위한 제반 여건을 서울시가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결사의 자유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이들은 특수고용직을 비롯한 비정규직, 청년 실업자 등 약자”라며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단결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대한민국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박 시장은 또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을 높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가치 실현, 여유와 쉼이 있는 노동 보장을 통해 일자리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LO가 주창해 온 좋은 일자리(decent work)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품격이 보장된 일자리가 아닐까 한다”며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라이더 총장은 전교조·전공도 합법화에 대해서 “두 노조가 합법 노조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