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국치길’ 생긴다

최수진 기자
입력일 2017-08-21 12:39 수정일 2017-08-21 17:35 발행일 2017-08-22 99면
인쇄아이콘
한국통감관저
한국통감관저 터 모습(사진제공=서울시, 부산박물관)

‘경술국치’의 발단으로 한일 강제병합 조약이 체결된 서울 남산 예장자락의 국권상실 현장이 역사탐방길인 ‘국치길’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아픈 역사를 담은 남산길 1.7㎞구간을 역사탐방로로 조성해 내년 8월에 개방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국치길은 한일 강제병합 조약이 체결된 한국통감관저터에서 시작된다. 이어 김익상 의사가 폭탄을 던진 조선총독부와 청일전쟁의 승전기념으로 일제가 세운 갑오역기념비가 연결되며 일제가 만든 신사인 조선신궁터에서 끝난다.

국치길의 각 기점에는 표지석도 세워진다. 이는 역사의 파편을 재활용한다는 취지를 위해 덕수궁 인근에 있던 국세청 별관 건물을 허무는 과정에서 나온 조선총독부 산하 체신사업회관 건물의 폐콘크리트 기둥으로 만들어진다.

조성 이후에는 역사문화해설사가 탐방로를 동행하며 남산의 역사나 인물 등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남산에서 한일 강제병합 조약이 체결되고, 식민지배를 위한 시설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며 “국치길이 역사의 아픈 상처를 시민들이 직접 느끼고 기억하며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첫 걸음이 되길 기대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chois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