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 마크 파버, 생존 위해 비트코인 대신 금(金) 사라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8-21 10:24 수정일 2017-08-21 10:33 발행일 2017-08-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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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사이버 공격'
전쟁보다 무서운 것이 사이버 테러로 인한 정전이나 인터넷 마비
온라인으로부터 격리 가능한 안전자산으로 '금' 반드시 보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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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 마크 파버, AFP통신

월가의 대표비관론자가 사이버 공격 앞에서는 가상화폐도 은행예금도 안심할 수 없다며 안전자산으로 금을 반드시 보유하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글로벌 금융업계 1세대 비관론자이자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언해 유명세를 떨쳤던 ‘닥터 둠(Dr. Doom)’ 마크 파버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참여자들에게 최대의 위협은 북한도, 테러도, 핵전쟁도 그 어떤 지정학적 리스크도 아닌 사이버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날로 기술이 고도화되고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사이버 테러는 금융권 전산을 해킹해 서버를 다운시키거나 암호화된 숫자를 해석해 돈을 빼가는 것은 물론, 디지털화 돼 있는 공공 전력망에 침투해 블랙아웃(정전)을 일으키는 식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럴 경우 아무리 원금이 보장된 예금이라도 금융기관이나 ATM 기기로부터 인출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신용카드도 무용지물이 돼, 사람들은 당장 의식주에 필요한 긴급자금을 조달할 길이 막히기 쉽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직 후 스위스의 한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유사시 현찰이나 귀금속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교육받았다고 한다.

마크 파버는 “50년대~70년대 사이 세계 경제의 급격한 팽창기에 시중에 엄청난 돈이 풀렸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면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탄력을 잃어버렸다고 말하지만 이는 ‘넌센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격적인 디지털 세상이 열린 후 인플레이션이 제자리 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주식이나 부동산 그리고 각종 천연자원에 비해 (종이)화폐의 구매력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미국이든 중국이든 그 누가 탱크를 몰고 쳐 들어와 전쟁을 일으킨다는 시나리오는 비현실적이지만, 당장이라도 뉴욕의 전력이나 인터넷이 끊겨버리면 상황은 바로 ‘전시(戰時)’에 돌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이럴 경우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그야말로 가상현실에 갇혀버릴 수 있어 ‘온라인’과 격리가 가능한 안전자산으로 금을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