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중 3명 10kg 이상 감량 '마두로 다이어트'는 무엇?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8-17 11:22 수정일 2017-08-17 15:07 발행일 2017-08-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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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교육, 재정 사실상 완전 마비
베네수엘라 올 해 물가상승률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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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규탄하는 포스터, 도이치벨레 동영상 캡처

세계보건기구(WT0)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 75%가 지난 1년간 최소 10kg 이상씩 감량을 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의 일간지 도이치 벨레(Deutsche Welle)는 그 비결이 바로 ‘마두로 다이어트(The Maduro Diet)’ 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보도내용이 생활·건강 섹션이 아닌 정치면에 실린 까닭은 무엇일까?

여기서 말하는 마두로는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간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의 성을 딴 것이고 현재 생필품 조차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심각한 기근과 영양부족을 겪고 있어 전 국민 4명 가운데 3명이 지난 1년간 최소 10킬로그램 이상씩 살이 빠져 이를 ‘마두로 다이어트’라고 풍자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현재 베네수엘라의 교육시스템은 거의 붕괴직전이라고 한다. 100만 명의 학생들이 식료품 부족으로 아예 등교를 못하고 있으며 가까스로 학교에 가도 식수와 전기조차 끊긴 곳이 많아 학교는 그야말로 거대한 콘크리트 무덤을 방불케 한다고 도이치 벨레는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T0)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베네수엘라 학생의 30%는 식수부족으로 등교를 못하고 있으며 22%는 정전, 그리고 15%는 학교 측의 파업과 각종 농성 등으로 집에 머무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산유국으로 전체 수출의 95%, GDP의 30% 가량을 원유에 의존하던 베네수엘라는 ‘퍼 주기식 복지’에 올인했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 퇴임 후 국제유가 하락과 재정적자 확대가 겹치면서 본격적으로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여기다 화폐가치가 폭락하며 환율이 급등했고 원유 수출과 식료품 수입이 동반 위축되면서 물가는 살인적으로 올라 현지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2017년 물가상승률을 1600%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베네수엘라는 전기와 수도 요금에 국가가 100% 보조금을 지급하여 사실상 공짜로 사용케 하는 등 무차별적 복지를 추진해 왔다. 또한 여기에 필요한 막대한 재정은 단기 국채 및 외채 발행을 통해 마련해 왔고 조달 자금의 채권 만기가 도래할 때 마다 석유 수출 대금으로 이를 돌려 막기 하다가 유가가 급락하자 결국 공공재정이 붕괴되며 민간기업과 개인까지 함께 파국에 이르게 됐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