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대發 입학금 면제 바람 어디까지 불까

최수진 기자
입력일 2017-08-09 15:05 수정일 2017-08-09 15:05 발행일 2017-08-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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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경희대·고려대·한양대 등 각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들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학 입학금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군산대에서 시작된 대학 입학금 폐지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서울시립대가 입학금 뿐만 아니라 입학전형료까지 폐지하겠다고 나서면서 사립대의 동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2018학년도부터 입학금과 입학전형료를 모두 폐지하겠다고 9일 밝혔다. 국립과 사립을 통틀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중 처음이다. 최대 1만8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군산대는 지난 1일 전국 대학교 최초로 입학금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지난 3일 전국 19개 국공립대학교로 구성된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내년부터 대학 입학금을 완전히 폐지하고, 대학 입학 전형료도 5% 이상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교 입학금 폐지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입학금에 대한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대학교가 자의적으로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입학금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부는 2018년부터 등록금 부담을 덜기 위해 입학금 단계적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국공립대 뿐만 아니라 사립대도 입학금 폐지에 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사립대가 국공립대보다 입학금이 월등하게 높기 때문이다. 올해 사립대의 평균 입학금은 67만6249원으로, 평균 등록금 668만8000원의 10.2%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국공립대의 평균 입학금인 14만9500원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해마다 입학금이 오르는 추세로 보아 이대로 가다가는 몇 년 안에 사립대 입학금 100만원이 일반화될 수도 있다.

입학금 문제 해결을 위해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 한양대 등 전국 43개 대학교 총학생회가 지난 12일 ‘문재인 정부가 대학생들에게 약속했던 공약 이행을 논하는 대통령과 전국대학 총학생회장단과의 대화’를 공개 제안했다.

참여연대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으로 대학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며 “정부는 입학금 폐지 목표 연도가 언제인지 분명히 밝히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하고 국회는 발의된 다수의 입학금 폐지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chois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