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본유출 가속화, 유커들 해외여행 탓?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8-08 08:46 수정일 2017-08-08 14:14 발행일 2017-08-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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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외환보유고 둘러싼 진실공방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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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전경, AFP통신

여름 휴가철을 맞은 ‘유커(遊客)’들이 대거 해외여행을 떠난 후 중국 외환보유고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재개됐다.

현지시간 7일 인민은행은 공보를 통해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6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7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39억달러 증가한 총 3조81억달러로 당초 예상치 3조75억달러를 상회했다.

인민은행은 그 배경으로 최근 중국 경제지표 개선과 성장 강화를 바탕으로 한 위안화 강세 그리고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회복을 지목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행(Bank of China) 베이징 지사의 수석 경제분석가 주 키이빙은 “위안화 평가절하 베팅은 시장에서 그 수명을 다했으며 연초 자본유출 우려도 상당부분 불식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 연말까지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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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환보유고 동향(7월말 현재), 인민은행 트위터 캡처

하지만 이를 접한 월가의 대표적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인민은행측의 중국 외환보유고 측정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 측은 인민은행이 계산한 외환보유고에 오류가 있었는데, 이는 위안화 표시 해외자산의 ‘재평가(valuation effects)’ 과정에서 부풀려진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7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오히려 100억달러 감소했고 6월 역시 80억 달러 감소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처럼 인민은행 측의 주장과 반대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재차 감소한, 즉 자본유출이 가속화 된 까닭은 무엇일까?

골드만삭스는 서비스 수지의 뚜렷한 악화를 지목했으며 이를 더위가 일찍 찾아온 올 여름 휴가철을 맞아 중국의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에 따르면 6월 중국인들의 해외 소비는 290억달러(약 32조 6700억원)로 지난 해 같은 기간대비 47% 증가를 기록했다.

여기다가 중국 국내은행들이 발행한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은 일정 시차를 두고 ‘SWIFT(국제은행간 자금결제 전산망,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에 등록되는데 이 역시 외환보유고 측정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