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시즌 투자자들 더 까다로워져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7-23 10:52 수정일 2017-07-23 14:16 발행일 2017-07-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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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 아닌 '상대평가'에만 의존
최근 3년 실적부진주에 더욱 혹독, 당일 평균 -2.5%
한국과 미국증시가 동반 사상최고치를 기록 중인 2분기 어닝시즌에서 월가 투자자들은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역대 2분기에 견주어 대체로 양호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번 어닝시즌 실적에 따라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3년간 어닝시즌을 비교한 결과 한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호조’인지 아니면 예상에 못 미친 ‘실적부진’인지, 혹은 실적전망(가이던스)이 컨센서스에 부합했는지 등 평가에 대해 월가 운용역들의 대응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의 수석 애널리스트 크리스 하비는 “최근 들어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 보다 더 단호하게 실적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이미 코너를 돈 상황에서 이들이 가장 크게 신경쓰는 부분이 바로 ‘밸류에이션’ 또는 ‘고평가’ 논란이기 때문에 월가 운용역들은 해당 기업의 실적에 따라 주식을 사고 파는데 있어서 보다 과감해 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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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기업에 대한 당일 시장 반응, 웰스파고 리서치

웰스파고 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분기부터 올 해 1분기까지 3년간 주당순이익(EPS) 기준 예상치에 미달하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당일 증시에서의 ‘패널티(실망매물에 의한 하락율)’는 3년전 140bp(1.4%p)에서 최근 250bp(2.5%p)까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실적호조를 기록한 기업에 대한 당일 매수 혹은 추격 매수는 점차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웰스파고는 현지시간 21일 기준 이번 2분기 어닝시즌에서 예상치를 넘는 실적호조를 발표한 기업들의 당일 변동폭은 평균 +0.52% 반대로 그렇지 못한 종목들은 -1.81%로, 월가에서는 실적부진주(侏)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같은 절대평가는 버려지고 대신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한 ‘상대평가’가 주가를 좌우한 다는 것이 최근 어닝시즌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지난 주 실적을 공개한 월가 대표 은행주들 가운데서 JP모간, 씨티그룹 그리고 웰스파고는 절대평가에서는 합격판정을 즉 전년 동기대비 매출 및 순익증가를 기록했으나 예상치를 기준으로 한 ‘상대평가’에서 불합격을 받아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