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분쟁 1위는 ‘소음’…“대화 의지가 가장 중요”

최수진 기자
입력일 2017-07-20 15:20 수정일 2017-07-20 15:21 발행일 2017-07-21 18면
인쇄아이콘
이웃분쟁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 모습 (사진제공=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

#1.서울에 사는 김모(26)씨는 근심이 생겼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 윗층에서 시도 때도 없이 피아노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글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김씨는 주로 집에서 집중적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필요한데, 낮만 되면 들리는 피아노 소리 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2.이모(40·여)씨는 최근 대출을 받아 서울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내 집 장만의 꿈도 잠시, 이씨는 요즘 창문을 열기 조차 꺼려진다. 이씨가 사는 아파트 건너편에 사업장이 있는데, 그 곳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이씨의 아파트까지 건너오기 때문이다. 저녁까지 들리는 강아지의 짖는 소리에 계속 잠에서 깨고 있다.

서울에서 일어나는 이웃간 분쟁의 최대 원인이 ‘소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센터에 접수된 총 1847건의 상담 내용 중 소음과 관련된 문제가 679건으로 3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누수로 인해 이웃간에 다툰 경우가 376건으로 2위에 올랐다. 그 다음 이웃간 분쟁 요인으로는 △시설 151건 △흡연·매연·악취 101건 △동물 90건 △주차 76건 △쓰레기 56건 등의 순이었다.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는 층간 소음, 쓰레기 투기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이웃 간 분쟁에 대해 전문가가 무료로 상담과 조정을 진행하는 곳이다.

전문가 상담으로도 이웃간 분쟁이 풀리지 않는 경우에는 조정을 진행하기도 한다.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는 상담을 진행한 후 실제 조정 철차를 신청한 경우가 196건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이 중 실제로 변호사나 조정 전문가 등으로 전문 조정위원회의 조정을 통해 분쟁을 해결한 사례는 모두 58건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는 13건이다.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상담원은 “조정센터에 많은 상담 전화가 오고 있지만 직접 상대방을 만나지 않고 공공이 알아서 불편함을 해소 해주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조정 과정을 통해 서로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면 갈등 당사자들이 원하는 해결방안을 찾아 보다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당사자들이 적극적인 조정에 참여하고 대화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우리나라 사회갈등지수는 OECD 34개 국가 중 5위로 높은 반면, 갈등관리지수는 27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다양한 갈등을 당사자간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공공이 중재자 역할에 나서야 한다”며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는 공적 완충장치로서 당사자간 화해와 조정의 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chois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