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킬러' 스포츠 스타의 몰락, 원인은 유가하락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7-20 10:51 수정일 2017-07-20 15:30 발행일 2017-07-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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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3회 우승 등 테니스의 전설 보리스 베커, 나이지리아 유전개발에 1억달러 투자했다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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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년 윔블던 우승당시 보리스 베커, 獨 슈테른 영상 캡처

‘테니스코트의 전설’ 보리스 베커의 파산원인이 최근 유가하락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태생으로 올 해 49세의 보리스 베커는 80년대 윔블던 3회 우승, 90년대 US오픈·호주오픈 등 매년 국제대회 타이틀을 휩쓸며 타낸 상금으로 30대에 백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또한 그는 수 많은 여자 스타들과의 염문을 뿌리며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스포츠 스타’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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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스포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보리스 베커, 獨 슈테른 영상 캡처

하지만 모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한 보리스 베커의 최근 모습은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지난 6월 런던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낸 후 언론에서는 그가 갑자기 파산한 경위를 취재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마침내 현지시간 20일, 독일의 스포츠 잡지 슈테른은 보리스 베커의 파산원인을 나이지리아 유전개발에 투자한 것이 그를 채무불이행 상태로 몰고 갔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가 처음 나이지리아 원유와 가스개발에 투자한 시기는 2013년 말 경이고 최종적으로 밝혀진 투자금액은 거의 그의 전 재산에 해당하는 1억유로(약 1294억7000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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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2012~2017년 현재,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보리스 베커가 처음 유전개발에 제안을 받은 것은 국제유가가 전고점인 110달러를 찍었던 2013년 9월 경이었으며 연말 다소 조정을 받았다가 다시 100달러선을 등락하던 바로 그 시기에 그는 마침내 투자를 감행하기로 맘먹었다. 

하지만 여러 투자자들이 동참한 이 나이지리아 유전개발이 중간에 자금난을 겪게 되자 그는 ‘본전생각’에 전 재산과 금융기관을 통해 융통한 돈을 포함 총 1억달러까지 투자금을 늘린 것이다.

하지만 이후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와 연방준비제도의 출구전략에 반응한 달러강세에 직격탄을 맞은 국제유가는, 20일 현재 47달러로 그가 투자를 결정했던 당시 110달러의 3분의 1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독일 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보리스 베커와 함께한 나이지리아 유전개발 투자자들은 포브스앤 맨하탄(Forbes & Manhattan), 캐나다 투자은행 등이 더 있으나 이들은 모두 관련사실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한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