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나이에 억만장자 클럽 입성한 대만반도체 회장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7-13 11:31 수정일 2017-07-13 15:34 발행일 2017-07-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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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 25년 직장생활 후 54세 대만반도체 창업
삼성전자, 인텔과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회사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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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반도체(TSMC) 모리스 창 회장, AP통신

삼성전자, 인텔과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제조사로 꼽히는 대만반도체(TSMC,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회장이 86세의 나이로 ‘빌리어네어(10억달러 부호)’ 대열에 올랐다.

아이폰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대만반도체의 주가는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25%가 올라, 마침내 86세를 맞이한 모리스 창(張忠謨) 회장의 개인 자산은 1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크레딧 스위스의 애널리스트 랜디 브람스는 “가까이는 아이폰 신제품 출시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스마트카,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인공지능 가전제품 등의 개발이 반도체와 프로세서 수요를 부양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대만반도체'라는 기업의 내재가치 상승에 대해 이견을 갖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작가를 꿈꾸던 모리스 창 회장은 홍콩으로 이사를 한 후 공부에 매진, 하바드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재학 중 IT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그는 다시 MIT 공대로 전학 후 1955년 실바니아 전자에 취직했다가 3년 뒤, 美 반도체 장비 제조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엔지니어로 이직을 했다.

엔지니어로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던 그에게 사측은 스탠포드 박사과정을 제안했고 그는 박사학위 기간을 제외하고는 25년간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50대 초반이 되자, 그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껴 대만의 ITRI(산업기술 연구원)로 자리를 옮겼으나 얼마 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연구소를 그만두었다.

이 후 그는 IT 업계에서 은퇴시기로 통하는 54세의 나이에 'TSMC(대만반도체)'를 창업해 현재 세계 3대 반도체 제조사로 키워냈고 86세의 나이로 억만장자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한편 10억달러 이상의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순위를 발표한 ‘블룸버그 빌리어네어 지수’에 따르면 1위는 902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빌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 그리고 가치투자의 달인 워런버핏이 4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5위, 다음 구글의 래리 페이지가 9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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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빌리어네어 인덱스,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아시아권에서는 알리바바 CEO 마 윈이 자산규모 427억달러에 1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다음은 삼성전자 이건희 명예회장이 자산 193억달러로 42위에, 그리고 소프트 뱅크 손정의 회장은 144억달러로 76위를 차지했다.

다른 한국 기업인들 중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73억달러로 204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66억1천만달러로 238위, 이어서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49억달러로 353위, 그리고 넥센 김정주 회장은 46억3천만달러로 390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