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이 뭐길래, 美 유통업체들 벼랑끝으로 내몰려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7-11 14:23 수정일 2017-07-11 14:27 발행일 2017-07-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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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 배송상품, AP통신

아마존이 유통 생태계의 포식자로 맹위를 떨치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연간 99달러를 내고 가입하는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회원의 경우 다양한 스팟세일(돌발 할인판매) 알림을 받을 수 있고 한국 땅에 비해 면적이 100 큰 미국 전역에 2일내 배송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월마트는 아마존 프라임의 프로모션에 눌려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동시에 생산자 측에 가격을 좀 더 떨어뜨릴 간소화 된 포장재로 월마트 전용 물품을 제작해 달라는 주문을 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소비재 리서치 기업 '모네스 크레스피 하트(Monness Crespi Hardt)'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카크막은 “8천억 달러 규모의 소비재 시장에서 전통 유통기업들은 슬슬 항복을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을 장악하는 현상은 업계는 물론 소비자와 미국 전체에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는 지난 연말 6600만명에서 7월 현재 7900만명으로 늘어 미국 전역의 케이블 티비 가입자수와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다고 한다.

카크막은 과거에는 유통업체들이 어떤 상품을 어디에 배치하고 어떻게 포장하는지에 따라 매출이 달라졌다면 이제는 이 같은 마케팅이나 상술은 인터넷에 잠식당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 결과 유통기업들은 투자와 광고 그리고 고용을 줄일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미 근로자 전체의 임금인상 압력을 떨어트리고 가계 인플레이션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또한 이커머스(e-commerce) 업체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내세워 브랜드 인지도나 품질 보다는 무조건 가격에만 소비자들을 집중하게 만들면서 소비재 시장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것 또한 바람직한 움직임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현재 아마존과 월마트가 싸우는 ‘가격’ 분야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누가 바닥까지 몸을 낮추느냐를 놓고 경쟁 중인데 여기에는 무조건 온라인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