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으로 한 달에 2600억원 벌어, 계좌주인은 '무명씨'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7-11 13:38 수정일 2017-07-11 15:36 발행일 2017-07-11 21면
인쇄아이콘
가상화폐 억만장자 탄생 이제 시작 불과
전문가 '5조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
사이버화폐 익명성, 시공간 초월 특성 '보장돼야'
clip20170711130904
소유주를 알 수 없는 이더리움 계좌, 이더스캔 캡처

이더리움으로 2620억원을 번 계좌의 주인이 밝혀지지 않아 세금이 단 한 푼도 부과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의 장점으로는 익명성과 24시간거래 그리고 적어도 현재까지는 비과세다. 각국 금융당국에서는 이들 가상화폐에도 양도세와 시세차익에 대한 소득세를 부과하려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이번 사례처럼 가상화폐는 소유주를 알 수 없어 이를 과세대상으로 확보하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

clip20170711131810
이더리움 1년간 가격동향, 코인데스크 캡처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가상화폐 억만장자 탄생은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일례로, 이더리움 가격이 200달러에서 순식간에 두 배인 400달러로 치솟았던 6월 한 달간 ‘0x00A651D43B6e209F5Ada45A35F92EFC0De3A5184’라는 계좌의 잔액은 5500만달러에서 3억9800만달러로 늘었다. 

최근 이더리움 가격의 조정으로 평가금액은 줄어들었지만 익명의 계좌주는 아직도 68만개의 이더리움을 보유중이며 총액은 1억5천만달러(약 1724억원)에 달한다.

이 계좌의 주인을 자처하는 한 트레이더는 게시판을 통해 “이더리움의 특성은 전 세계 누구에게나 투명하게 거래내역과 평가금액이 오픈된다는 것”이라며 본인의 계좌를 숨길 수도 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비결을 묻는 엄청나게 많은 메세지를 받고 있다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이더리움을 본인이 직접 채굴한 것인지 아니면 사들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가상화폐 거래 시스템을 운영하는 블록체인 캐피탈의 리서치 센터장 스펜서 보가트는 “가상화폐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점이 사이버 금융거래에 있어서도 보장됨은 물론 매우 중요한 특성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다르면 현재 존재하는 이더리움의 총 가치는 230억달러(약 26조4270억달러)이며 이는 한 명의 개인이 여러 개의 계좌를 통해 독점하는 것도 가능한 구조라고 한다.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콘센시스’라는 블록체인을 운용하는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가상화폐 시장규모는 5조달러(약 574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본인 역시 자산의 약 10%를 가상화폐로 보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