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서울 성수동 레미콘 공장 이전… 협약식 무산

최수진 기자
입력일 2017-07-10 18:08 수정일 2017-07-10 18:09 발행일 2017-07-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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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삼표레미콘공장 부지 모습(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10일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을 오는 2022년까지 이전시키고 해당 터를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10일 밝혔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참석이 예정됐던 관련 협약식이 약 1시간 전에 무산되면서 막판 이전 논의가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당사자인 현대제철과 삼표산업 간 세부조율이 덜 끝나 연기됐지만 공장 이전 자체는 잠정 합의된 사항인 만큼 문제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공장 이전을 위한 대체 터 검토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은 1977년 성동구 성수동1가 683번지 일대에 2만7828㎡의 규모로 조성됐다. 이 중 현대제철이 2만2924㎡로 약 80%를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4904㎡는 국·공유지로 구성돼있으며, 현재 현대제철이 삼표산업에 지상권을 임대하고 있다. 공장은 소음과 교통체증, 미세먼지로 지난해에는 약 8만 명이 넘는 주민이 공장 이전 서명에 참여할 정도로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와 성동구는 오는 2020년 7월까지 삼표레미콘 공장을 이전·철거하고 해당 부지를 서울숲과 이어지는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공장 인근에는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수변공원과 서울숲이 있다.

협약식 연기의 가장 큰 이유는 삼표레미콘이 아직 성수동 공장 부지를 대체할 만한 장소를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이전과 관련해 현대제철과 삼표산업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약식이 무산됐다는 해석이다.

다만 시는 삼표산업과 현대제철이 삼표레미콘 공장을 이전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합의를 본 상태이기 때문에 2022년까지 공장 이전을 차질없이 진행시킬 계획이다.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은 박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지난 2015년 10월 처음으로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을 거론하고 자신의 임기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박 시장은 2018년 6월까지 서울시장 직을 맡는다.

이성창 공공개발센터장은 “공원화에 대한 세부계획을 올해 연말까지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다”며 “단순한 공원 조성만이 아니라 새로운 서울의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승마장이나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주변 시설 부지까지 포함한 통합적인 공간계획을 세울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chois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