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2분기 실적 희비 갈렸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7-07 17:02 수정일 2017-07-07 17:02 발행일 2017-07-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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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2분기 다소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타고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갈아치운 반면, LG전자는 가전사업의 선전에도 스마트폰이 발목을 잡으며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2분기에도 효자노릇 ‘톡톡’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0조원과 14조원으로 집계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인 2013년 3분기(10조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4조원 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2분기 실적의 ‘키 플레이어’는 반도체 사업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2분기 약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첫 ‘영업이익 7조원’ 돌파를 실현했을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 사업의 경우, 고사양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반해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 3분기까지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약 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35%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낸드플래시도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64단 V낸드를 본격 양산하며 ‘1위 굳히기’에 나섰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가격 강세와 중소형 OLED(유가발광다이오드) 패널에 대한 수요 증가가 호조세를 이끌며 2분기 1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IT·모바일(IM) 부문은 상반기 전략 모델인 ‘갤럭시S8’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3조원 후반~4조원 초반 대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에어컨 등 성수기를 맞은 가전제품과 TV효과가 실적 개선세에 힘을 보태 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스마트폰 여전히 ‘적자’…가전은 ‘고공행진’

LG전자는 같은 날(7일) 지난 2분기 매출액 14조5552억원, 영업이익 664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6% 상승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0.7%, 영업이익은 27.9% 각각 감소했다.

이는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간 LG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무선휴대폰(MC)사업부는 이번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량 증가 및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 G6의 안정적인 판매흐름 등이 긍정요인으로 꼽히지만 G6 마케팅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MC사업부가 2분기 7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부품을 맡고 있는 VC사업본부도 신규 투자비용 등의 영향으로 17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생활가전(H&A) 사업부는 프리미엄 가전 판매 호조에 에어컨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져 직전 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분기 H&A 사업부에서 5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TV(HE) 사업부도 최상위 라인업인 올레드 TV와 대면적 초고화질(UHD) TV 판매 확대로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