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마게돈' 오는데, 현대-기아차 대책은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7-05 10:09 수정일 2017-07-05 14:56 발행일 2017-07-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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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자동차 메이커별 인센티브, ALG자료

공격적인 할인 정책에도 미 자동차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현지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내수 자동차 판매대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역시 전망치에 못 미치는 131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대비 무려 13.2% 감소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그동안 저금리 메리트를 바탕으로 오토론과 리스 수요가 지배했던 美 자동차 시장이 꺾이는데 최근 금리인상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미국법인 역시 6월 판매가 19.3%·10.3%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내 각 자동차 판매법인들은 공격적인 인센티브 즉 할인정책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 역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당시 혼다 20%, 현대 42%, 기아 25% 등 미국내 수입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해 대비 획기적으로 인센티브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오히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의 자동차 재고량은 최근 10년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으며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한 제네럴모터스(GM)의 경우 차량을 생산한 후 판매까지 평균 105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스톤 맥카시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보증금 제로, 이자 제로에 84개월 할부로 차를 샀던 사람들은 최근 금리상승과 함께 달라진 할부조건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연방준비제도(Fed) 제로금리 정책으로 혜택을 봤던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 금리인상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카마게돈(자동차+아마게돈, Car-mageddon)’이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 평균 한 대당 3516달러(약 404만원)의 인센티브를 책정해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5% 높은 수준이었다고 한다. 즉 자동차 한 대를 판매하는데 업체가 부담하는 딜러수수료, 할인, 옵션 혜택 등이 그만큼 늘어나고 영업마진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수요가 부진해 이들은 사실상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고 그렇다고 다시 인센티브를 없애면 그나마 형성된 수요조차 잃어버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