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판 깨기' 나선 아마존, 다음 상대는 제약회사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6-26 10:02 수정일 2017-06-26 15:17 발행일 2017-06-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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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종도 '아마조니피케이션' 못 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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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약국체인 CVS 입구, SNS

홀푸즈 인수로 미 유통재벌들을 단숨에 굴복시켜버린 아마존의 다음 상대는 ‘제약회사’라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아마존은 CVS, 월그린 등 美 약국체인 인수를 통해 제약업계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으며 만일 아마존이 홀푸즈 처럼 주요 의약품 유통회사를 인수할 경우 업계의 판도는 또 한 번 큰 변화의 파도를 맞게 될 것이라는게 현지의 관측이다.

아마존을 통한 의약품 구매는 즉시 빅데이터로 가공 돼, 왠만한 경력의 약사보다 더 많은 임상정보와 경우의 수를 바탕으로 처방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령 두통 증상을 가진 사람이 아마존을 통해 약을 구매할 경우 그의 나이, 증상, 빈도, 병력 등의 정보를 을 입력하면 아마존 처방 프로그램은 여러 비슷한 효과를 가진 약 가운데서도 소비자에게 최적의 약효를 낼 두통약을 찾아내 이를 온라인 결제로 즉시 구매대행 해주고 드론운송으로 집앞 혹은 직장 등 원하는 장소까지 빠르게 배송해 주는 것까지 가능하다.

이를 두고 일찌감치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고유의 영역을 아마존 같은 온라인 유통기업들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 바 있다.

월가에서는 지난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약회사들은 지난 오랜 기간 누려 온 다양한 측면의 ‘선점효과’를 아마존에 반납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지난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 발표 후, 기대감에 따라 아마존 주가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대조적으로 미 증시 전체에서 가장 부진했던 업종은 바로 코스트코나 월마트 같은 대형유통기업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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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주황) / 월마트(핑크) / 코스트코(파란),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모간스탠리의 의약업종 애널리스트 리키 골드웨서는 “최근 美 헬스케어 기업들의 전자상거래 업체들과의 제휴가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 신약의 임상실험이나 약품의 부작용을 알아보기 위한 일상적인 혈액검사까지 이들에 위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워치에서는 미국에서도 곧 온라인 처방에서부터 무인운송까지 의약품에도 ‘원스톱 서비스’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결국, 전 세계 제약사들 가운데 매출 상위 10%를 장악해온 미 의약품 업계도 ‘아마조니피케이션(Amazonification)’ 즉 아마존화(化)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