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타이틀 매치 '2차전 개막'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6-22 10:11 수정일 2017-06-22 16:29 발행일 2017-06-22 17면
인쇄아이콘
1차전 통상 이어 2차전 대북문제 놓고 전운
지난 웜비어 사망 이후 백악관이 대북 강경기조를 놓고 고민중인 가운데, 미-중 양국이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설전을 벌였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노력에 대단한 감사를 드린다, 비록 북한에 전혀 통하지는 않았지만...” 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그는 “그래도 중국이 시도는 했잖느냐”라며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물론 오토 웜비어 사망 등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중국의 무기력함을 조롱하는 어투로 말했다.

clip20170622100943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이에 대해 중국은 24시간도 채 안돼 입장 표명에 나섰다. 물론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비공식적 채널, 즉 베이징 주재 블룸버그 특파원과 나눈 대화를 통해 중국이 그동안 대북문제에 있어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은 UN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어 북한 문제에는 이것이 핵심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 워싱턴에서는 글로벌 G2 미국과 중국이 트럼프 취임 직 후 통상 문제를 놓고 1차전을 치룬 후 북한 문제로 2차전에 돌입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지난 미중 정상회담 후 다소 안정을 되찾은 양국관계가 안정국면에 접어든지 얼마 되지 않아, 무려 18개월을 北에 억류돼 있던 오토 웜비어가 갑자기 사망한 것은 ‘양측 모두에 악재’라는 것이다.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존 딜러리는 “이번 웜비어 사망은 북한 입장에서도 상당히 당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일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사안임은 맞지만 그렇다고 여행금지 확대 외에 책임자 처벌 등 실질적인 조치도 불가능한 사안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북한의 생필품 즉 식량과 연료의 최대 수입대상국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북제재는 매우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4월 중국 외교부장 왕이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그 어떤 도발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고, 미국은 이에 대해 중국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는 제스추어를 취한 바 있다.

또한 CNN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파이 위성이 북한 핵시설의 동태 파악을 강화했고 핵과 관련 조금이라도 이상 동향이 파악되는 즉시 조치가 가능한 군사적 옵션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에 올라갔다고 한다.

현지시간 21일 밤 미중 양국 외교부 고위급 인사가 워싱턴에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은 이와 별도로 올 해 말 영애 트럼프의 딸 이방카와 사위 제라드 쿠슈너를 베이징에 공식 초청해 화제가 됐다.

따라서 美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한 메세지는 여러 차원의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