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총통화(M2) 증가율 사상최저, 용의자는 그림자 금융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6-15 12:08 수정일 2017-06-15 14:12 발행일 2017-06-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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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여신공급액 지속 확대에도 불구 '돈맥경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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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전경, AP통신

5월 중국의 총통화 증가율이 사상최저를 기록한데 ‘그림자 금융(쉐도우 뱅킹, Shadow banking)’의 부작용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지시간 14일 中 인민은행(PBOC)는 지난 달 총통화(M2)의 증가율이 연율기준(YoY) 9.6%로 예상치 10.4%에 미달한 것은 물론 사상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총통화(M2) '광의의 통화'라고 표현되며 한국은행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중유동성 흐름의 바로미터로 삼고있다. 이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협의통화(M1)에 해당하는 요구불 예금의 합계에 정기예·적금과 양도성 예금증서(CD) 그리고 금융채 등을 합한 것이다.

그런데 투자전문지 제로헷지(Zerohedge)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의 계속되는 시중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 총통화(M2) 증가율이 사상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이유가 그림자 금융의 급격한 부실과 이로 인한 금융사들의 리스크 기피현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신탁대부(trust loans), 위탁대부(entrusted loans)을 비롯 제1 금융권인 은행이 인수자로 돼 있는 당좌어음(undiscounted banker‘s acceptances)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하며 여기에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이 레버리지를 통해 서로 복잡하게 엉켜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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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총통화(M2) 연간 증가율, 제로헷지

골드만 삭스 리서치는 “총통화(M2) 데이터는 은행간 여신에 따라 변동성을 타는 경향이 있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볼 필요는 없다” 면서도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다단계 성격도 포함하고 있어 최근 당국의 관리 혹은 단속 등 개입에 민감한 만큼, 당분간 위축될 여지는 있다는 판단이다.

또 다른 우려는 중국 회사채 시장에도 있다. 부채비율이 높은 중국의 국영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채 시장에서 지난 5월 한 달 동안 갑자기 2천억 위안의 자금이 증발한데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채권의 만기, 재투자 혹은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다양한 항목들이 포함돼 있는데 아무래도 만기로 인한 감소분 보다는 나머지 두 요인에 따른 것이 더 많고 또 5월 한 달 치라고 하기에는 감소폭이 너무 커, 전체 회사채 시장의 신용경색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대신 중국 5월 전체 여신공급액이 1조1100억 위안으로 예상치보다 컸다는 사실은, 여전히 대출수요가 강력한 만큼 인민은행도 실물경제 성장을 지원하는데 있어 당분간 유동성 공급이라는 카드를 우선시 할 것이라는 점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